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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문재인 케어’ 논란

입력
2018.05.27 22:0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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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어깨 부분이 쑤시고 들어 올리기가 힘들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오십견’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흔히 내 나이를 전후로 오십견이 오는데 완치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주사와 물리치료 등 이런저런 치료를 받았더니 훨씬 좋아졌다. 이제는 팔이 뒤로 제쳐지고 심하게 아픈 부위도 사라진 것은 다행이다. 그런데 진료비가 너무 비싼 것 같아 납입확인서를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4회 치료에 55만원을 넘었다. 이중 비급여 항목이 36만원이었고, 체외충격파 치료 비용만 1회당 8만원으로 총 32만원이었다.

▦ 간호사는 “실손보험으로 보전되니 너무 걱정 마시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아무래도 ‘과잉진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료를 뒤져보니 체외충격파 치료는 체외에서 인체에 강한 파동을 연속으로 전달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이다. 원래는 요로결석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지금은 근골격계 질환 치료법으로도 활용된다. 문제는 장비가격이 2,000만원부터 수억 원에 이르고 사양이나 효능에서 차이가 크다. 환자에게 받는 치료비가 들쭉날쭉해 단일심사 규정으로 급여화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다.

▦ ‘문재인 케어’에서 이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급여로 전환된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가 반대하고 있다. 의협 명분은 환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첨단 치료 장비를 도입해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료진의 자율성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급여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현실에 못 미치는 의료수가를 비급여 항목으로 보전하면서 버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의 팽창은 환자 부담을 증가시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악화할 수 있으니 줄여보자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 건강전도사 류영창의 저서 ‘병원을 멀리하는 건강관리 에센스’에서 “어찌 보면 의사는 폭력배나 강도보다 무서운 존재다. 강도는 대개 돈만 빼앗지만, 의사들은 환자들을 위협해서 돈을 내게 할뿐만 아니라 환자의 몸을 상하게 하거나 생명까지 잃게 한다”고 우려한다. 다소 과격해 보이기는 하나 일부 이기적인 의사들의 과잉진료 때문에 이런 주장까지 나오는 것이다. 의협이 ‘문재인 케어’에 반대한다면서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서고, 파업을 하겠다고 국민을 협박하는 것은 의료인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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