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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찍고, 올리고” 미술관 매력에 푹 빠진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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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찍고, 올리고” 미술관 매력에 푹 빠진 청춘들

입력
2017.04.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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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씨가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 'YOUTH(유스)-청춘의 열병, 그 못다한 이야기'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박혜란씨 제공
박혜란씨가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 'YOUTH(유스)-청춘의 열병, 그 못다한 이야기'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박혜란씨 제공

“20대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요.” 박혜란(25)씨는 최근 다녀온 서울 한남동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에서 열린 ‘YOUTH(유스)’ 전시회의 매력에 푹 빠졌다. 큰 스크린에서 힙합 클럽을 촬영한 영상이 나온다. 인기 만화캐릭터 ‘심슨’그림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한다. 추억의 오락실 기계, 스케이트 보드가 예술작품이 되어 여기저기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19일 “전시에 또래 친구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소재가 많아 ‘취향저격’ 당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품을 배경으로 분위기 있는 사진을 올려 친구들과 감상을 공유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젊은 층에게 친숙한 소재로 관객을 모으는 미술전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월 9일 개막한 ‘YOUTH’전시의 경우 전체 관람객 14만 명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90%다. 디뮤지엄 홍보 관계자는 “전시 소재가 ‘유스컬쳐(청년층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 전체를 대표하는 문화)’라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이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층이 공감할 만한 '덕후'를 소재로 한 서울시립미술관 '덕후 프로젝트'. 정선씨 제공
젊은 층이 공감할 만한 '덕후'를 소재로 한 서울시립미술관 '덕후 프로젝트'. 정선씨 제공

공공미술관에서도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전시들이 속속 등장했다. 얼마 전 정선(27)씨는 ‘덕후(특정 분야에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몰입하는 사람)’를 소재로 한 ‘덕후 프로젝트’ 전시가 있다는 소식에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으로 달려갔다. 정씨는 “젊은 세대 중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덕후’가 많다”며 “누군가의 취미생활도 예술이 된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친숙한 소재의 전시를 찾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미술관은 새로운 놀이터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이러한 반응이 대중친화적 노력의 결과라고 말한다. 미술관 유입 인구를 늘리기 위해 내용 자체를 쉽게 만들려 노력했고,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게 젊은 세대라는 설명이다. 변지혜 서울시립미술관 교육홍보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지드래곤과 같은 유명연예인과 협업하는 등 젊은 세대에게 익숙해지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젊은 층의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해시기호(#) 뒤에 특정 단어를 붙이면 그 단어와 관련된 글과 사진만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검색을 보면 미술관 관련 게시물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실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해시기호(#) 뒤에 특정 단어를 붙이면 그 단어와 관련된 글과 사진만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검색을 보면 미술관 관련 게시물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미술관 내부 사진촬영을 허용한 것도 흥행 요인 중 하나다. 관람객들이 SNS에 올린 사진이 자연스레 홍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젊은 층 선호도가 높은 디뮤지엄, 국립현대미술관은 사진촬영이 가능하며 리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도 일부 전시에 사진촬영을 허용했다. 디뮤지엄 관계자는 “전시 사진을 SNS에 올리며 일상의 특별한 경험을 보관하는 행위 자체가 문화라 생각해 사진 촬영을 막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해시 기호(#) 뒤에 특정 단어를 붙이면 그 단어와 관련된 글과 사진만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를 보면 사진촬영이 허용된 주요 미술관 게시물만 해도 30만 건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 유입 증가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이를 미술관 자체의 선호도 상승으로 보는 건 시기상조라 말한다. 김세훈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는 “영상, 사진 등 청년들에게 친숙한 소재의 전시가 많아져 미술관 진입장벽이 낮아진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관심이 높다고 해서 전시 자체에 대한 청년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이것이 회화 등 다른 전시 수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빛나 인턴기자 (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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