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子 반목 계기 손실 규모 싸고 논란
마트 사업 해마다 부실 확대 분석도
신동빈 회장 측근 이원준 대표
"내년 900억 흑자… 사업 확대" 해명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싸우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 측이 그룹의 중국 사업 적자 규모를 놓고 맞붙었다. 롯데의 중국 사업 적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반목하게 된 계기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중국 사업에서 1조원의 손실을 봤는데 신동빈 회장이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격분했다”고 주장한 반면 신 회장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1년부터 4년 간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ㆍ롯데제과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케미칼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은 1조1,51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과 같은 내용이다. 이들 법인의 적자규모는 2011년 927억원, 2012년 2,508억원, 2013년 2,270억원, 지난해5,808억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3,439억원 적자를 낸 롯데쇼핑 자회사인 홍콩 롯데쇼핑홀딩스의 적자폭이 컸다. 현지에 진출한 마트 사업에서 해마다 부실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는 롯데백화점 5개점과 롯데마트 103개점이 들어가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홀딩스 적자는 전년보다 2,491% 급증해 중국사업 전체 적자액의 59.2%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격분한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뺨을 때렸다. (본보 1일자 1면 보도)
이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는 31일 직접 기자실을 찾아 “롯데백화점의 2011~2014년 누적 영업적자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1,600억원, 롯데그룹 전체는 3,200억원”이라고 반박했다. EBITDA는 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으로 실제 수익과 차이가 있다.
신 총괄회장이 중국 사업 투자방향과 규모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았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 11조원 중 30%가 중국에서 이뤄질 만큼 중국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롯데그룹 전체로 보면 유통과 화학, 제과 등 모두 19개사가 중국에 진출했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누계 매출이 14조원이며 3,20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내년이 되면 한 해 4조5,000억원 매출과 900억원 흑자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영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은 EBITDA를 기준으로 보는 게 맞고, 3,200억원이 맞는 숫자이지만 감가상각비까지 따지면 적자폭이 3,200억원보다 훨씬 클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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