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ㆍ수면부족ㆍ두통… 수험생 ‘잠재적 위험군’
초기 1~2개월 치료 잘못하면 재발ㆍ후유증 시달려
40~50대 중년층에 집중됐던 ‘안면신경장애(안면마비)’ 발병이 소아청소년으로 확대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백용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교수팀은 안면신경장애 발생이 급증하는 시기인 1월의 환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 2013년 79명에 불과했던 소아청소년 환자가 2014년 99명, 2015년 1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백 교수팀은 “최근 안면신경장애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들이 많아 환자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소아청소년층에서 안면신경장애 환자 발생이 늘고 있는 것은 면역력 저하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 교수는 “초등학생 때부터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학교와 학원 등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으면 안면신경장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겨울철 몰아치는 찬바람이 안면신경장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찬바람을 통해 얼굴신경을 손상시키는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안면마비를 바람 때문에 안면근육이 비뚤어지고 기울어진다는 뜻의 ‘와사풍(蝸斜風)’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면신경장애의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표적인 잠재적 위험군은 대입시 등 학업 스트레스가 큰 학생층이다. 스트레스, 수면부족, 잦은 두통 등이 안면신경장애 전조증상인데 이들 대부분이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여기에 뒷골이 당기고, 귀 주변 통증과 함께 평소보다 가슴이 많이 뛰는 등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면 안면신경장애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안면신경장애는 처음 발병 후 1~2개월 내 적절한 치료와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아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재발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초기치료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 백 교수팀이 최근 안면마비가 재발한 52명을 조사한 결과, 20대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가 9명이나 됐다. 백 교수는 “안면마비 치료는 초기 1~2개월이 관건”이라면서 “치료가 3개월 이상 넘어가면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치료를 해도 완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