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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서 “동성 결혼식 공모했다”며 53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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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서 “동성 결혼식 공모했다”며 53명 체포

입력
2017.04.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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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카노주에서 활동하는 종교경찰 히스바 부대는 샤리아법을 집행한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이지리아 카노주에서 활동하는 종교경찰 히스바 부대는 샤리아법을 집행한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이지리아 당국이 남성과 남성의 결혼식을 공모했다는 이유로 53명을 체포해 기소했다.

19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통신(NAN)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북부 카두나주의 검찰당국이 지난 15일 총 53명을 긴급 체포해 기소했다. 죄목은 동성결혼을 계획했다는 것.

이날 카두나주 체디야자리아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나이지리아 동성결혼금지법상 불법 집회ㆍ불법 조직 참가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단순히 생일 겸 부활절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유뉴사 우마르는 피고인 대부분이 학생으로 24시간 이상 불법 구류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법원 결정에 의해 보석으로 풀려났고 5월 8일 추가 재판을 치르기로 했다.

2014년 굿럭 조나단 당시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입법을 추진해 통과시킨 동성결혼금지법은 동성 결혼은 물론 성소수자 조직 참여와 공공장소에서의 동성간 애정행각을 금지하고 있으며 최대 징역 14년에 처할 수 있다. 동성간 결혼을 목격하거나 조력한 이도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입법 이래 성소수자에 대한 군중 폭력이 크게 증가했으며 경찰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개인을 임의로 체포하고 있다. 영국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비시 알리미는 미국 뉴스위크에 “이들은 부활절을 즐기고 있었을 분인데 당국이 동성결혼금지법을 악용해 성소수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국내에서는 성소수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다. 나이지리아 북부와 남부는 각각 이슬람교와 복음주의 기독교 성향이 강하며 모두 성소수자 문제에 보수적이다. 또 재판을 치른 카두나주는 나이지리아 내에서도 이슬람교 율법인 샤리아법을 법률로서 적용하는 12개주 중 하나다. 샤리아에 따르면 성소수자는 돌팔매형을 당할 수 있다. 이날도 성난 군중이 보석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한 피고인들을 향해 돌을 던지면서 한때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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