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으로 소실되기 전 경복궁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경복궁도’가 복원돼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16년 구입한 경복궁도를 1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7일 최초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경복궁도는 가로 71.3㎝, 세로 127.6㎝의 족자 형태로,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발견된 경복궁도 10여점 중 유일하게 조선시대 족자 형태 그대로 보존돼 있다. ‘근정전’, ‘사정전’ 등 주요 전각의 이름 아래 그 기능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도 기존 경복궁도와는 다른 점이다. 특히 ‘문소전’이나 ‘충순당’ 같이 지금은 볼 수 없는 조선 전기 궁궐의 모습이 담겨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클 것으로 박물관 측은 기대하고 있다.
경복궁은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 창건돼 약 200년간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법궁(法宮ㆍ임금이 사는 궁)이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완전히 불에 타 폐허가 됐다. 이후 역대 왕들은 창덕궁과 경희궁에 거처했고 고종이 즉위한 이후 270년 만에 경복궁을 중건했다.
경복궁도는 경복궁 중건 당시 임진왜란 이전 모습을 고증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1770년 영조가 세운 ‘친잠비’가 표시돼 있고 고종의 경복궁 중건 이후 새로 세워진 ‘수정전’, ‘집옥재’는 빠져 있는 점을 볼 때 이번에 공개된 경복궁도의 구체적인 제작 시기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후반 사이로 보인다.
한편 박물관 측은 복원 과정에서 배접지(褙接紙ㆍ그림을 보강하기 위해 뒷면에 붙이는 종이)로 사용된 고문서 5점도 발견해 분리 후 보존 처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배접지로 사용된 고문서는 연습용 과거시험 답안지로 추정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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