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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등록 : 2016.10.31 17:00
수정 : 2016.10.31 17:00

박준면 "배우 이름 팔아 음반? 저 치트키 안 씁니다"

싱글 '집으로' 발표 "주목 못 받아도 노래 제대로 하고 싶어"

등록 : 2016.10.31 17:00
수정 : 2016.10.31 17:00

박준면은 “제게도 400~500석 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할 날이 언젠가 오겠죠?”라며 웃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지난해 결혼 전까지 살던 곳이 서울 홍익대 앞이었다. 하필 5~6년 단골이던 집 앞 카페가 배고픈 홍대 뮤지션들이 들락거리던 곳이었다.

술 좋아하는 동네누나 박준면(41)이 이들에게 흔쾌히 내준 술값은 오롯이 음악에 대한 값진 정보로 돌아왔다. “술 먹으면서 인생 얘기하고, 이 음반 저 음반 서로 들려주고. 저도 모르게 음악 훈련이 된 거겠죠.”

1994년 연극 ‘노부인의 방문’에서 마을사람 3번이란 단역으로 무대에 올랐으니 어느새 배우 생활만 만 22년이 됐다. 그런데 한동안은 배우 딱지 떼고 가수로 전면승부하고 싶단다.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준면(41)의 단호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음악이 좋으면 살고 나쁘면 망하겠죠. 적어도 ‘치트키’(속임수란 뜻의 게임 용어)는 안 씁니다.”

박준면은 2014년 첫 정규 1집 앨범 ‘아무도 없는 방’을 발매한 지 2년 여 만에 최근 싱글 ‘집으로’를 발표했다. 그가 말한 속임수란 바로 배우라는 타이틀이다. 드라마와 영화, 연극 그리고 뮤지컬까지 배우가 넘나들 수 있는 모든 영역을 활보한 뒤 꺼내든 앨범이기에 “배우 이름 팔아 냈다”는 소리 안 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1집에 이어 ‘집으로’ 역시 작사ㆍ작곡은 물론 편곡에 피아노 연주까지 박준면의 열손가락 끝에서 탄생했다. 빡빡한 뮤지컬 일정을 마친 어느 늦은 밤 피곤함을 느끼던 귀갓길의 감정을 노랫말에 담았다.

1집 앨범은 우연한 기회에 나왔다. “2013년쯤인가, 역시 홍대에서 친해진 강산에 오빠가 곡 한 번 써보라고 해서 (쓴 곡을)들려주니 계속 써보라 더라고요. 그게 제 음악인생 시작이었는데 정작 산에 오빠는 ‘내가 그랬었나’라며 기억도 못해요(웃음).”

마침 연기도 안 되고 사랑도 힘들고 돈도 없을 때였다. 우울한 처지와 쓸쓸한 감정을 실어 만든 1집을 자기 돈 1억원을 들여 직접 만들었다. 박준면은 지금도 그 빚을 갚고 있다며 멋쩍게 웃더니 “곡을 쓰면서 심적 치료를 한 거나 다름없다. 그 앨범이 어둡던 내 인생의 치유제가 됐으니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준면은 “1집 발매 후 인터뷰하며 만난 기자 남편이 가수 활동의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서재훈기자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박준면은 주로 억척스러운 아줌마나 주인공의 코믹한 친구 역할 등으로 극의 감초를 도맡아왔다. 브라운관에서 보여진 캐릭터로만 따지면 밝고 에너지 넘치는 곡이 나왔을 법하다. 하지만 그의 노래는 대부분 차분하고 때론 우울하다. 이에 대해 “원래 성격은 예민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어둡다”란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박준면은 자신의 몸을 가리키며 “활발하고 기 세 보이는 건 다 이 풍채 때문이랍니다. 풍채는 다 잘 먹어서 그런 거고요”라며 웃었다.

박준면은 지난 26일 tvN ‘노래의 탄생’에 출연해 자작곡 ‘집으로’를 선보였다. 방송화면 캡처

박준면은 지난 26일 tvN ‘노래의 탄생’에 출연해 직접 피아노를 치며 ‘집으로’를 부르다 방송 중 눈물을 왈칵 쏟았다. “살면서 그런 포커스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였다. 윤상, 윤도현, 하림 등 쟁쟁한 뮤지션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사실에 전날 밤을 꼬박 새웠을 정도로 긴장했단다.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을 두 차례나 받은 그녀였다. ‘무대 체질’이라 자부했지만 남의 노래가 아닌 내 노래를 한다는 사실은 데뷔 22년된 배우도 떨게 만들었다.

내달 2일 100석 남짓한 규모의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음악을 정말 잘 하고 싶다고, 배우 박준면이 아닌 인간 박준면이 노래를 제대로 하고 싶다고 대중에게 말하고 싶은 자리다. “어떤 분들은 배우 잘 하다가 샛길로 빠졌다고 하시지만, 혹시 아나요? 그 샛길이 오솔길이 돼 줄지.”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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