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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25 20:00
수정 : 2015.12.27 01:19

책 늘었지만 책 찾기는 어려워진 시대… 양서의 발견이 갈수록 중요하다

[제56회 한국출판문화상 심사 총평]

등록 : 2015.12.25 20:00
수정 : 2015.12.27 01:19

20일 오후 한국일보 회의실에서 진행된 제56회 한국출판문화상 본심은 분야별로 좋은 책들이 경합해 수상작 선정이 쉽지 않았다. 왼쪽부터 심사에 참여한 김경집 백승종 이정모 한기호 김지은 이현우 장은수씨.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올해 국내 출판시장의 최대 화두는 ‘책의 발견과 연결성’이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책의 전체 발행종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독자는 꼭 필요한 책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의 책 소개 지면이 크게 줄어들었고, 독자가 실물 책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도 많이 사라졌다. 그런 면에서 좋은 책을 골라 제대로 소개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56회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고의 연륜과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출판문화상이 어떤 책을 선정하는가는 지적 생태계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그래서인지 올해에도 분야별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많은 애로가 있었다. 거의 전 분야에서 마지막 최종 후보 두세 권을 놓고 장시간 토론해야 할 정도로 수상작 선정이 어려웠다. 결국 세 분야에서 공동 수상을 검토했지만, 번역 부문에서는 단골 후보인 노승영씨가 단지 젊고 유망한 사람이기에 곧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탈락시켜야만 했다.

전반적인 교양서의 약진 속에 특히 수준 높은 과학서가 많았다는 것이 기뻤다. 과학서의 약진은 과학기술 혁명 시대에 과학이야말로 인문학이라는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일 터이다. 다만 특수한 분야로 집중된다는 한계는 여전했다. 수준 높은 해외서를 수준 높게 빨리 번역해내는 능력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음은 확인되었지만 국내 학문 수준을 가늠하는 학술서의 부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그림책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과 논픽션 청소년 도서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어 놀라웠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청소년 도서가 많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정보의 생산과 소비는 점차 모바일로 집중되고 있다. 이제 스마트기기는 도서관과 시장과 사교클럽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스마트기기는 인간이 일과 놀이를 함께 즐기는 결정적인 매체이다. 그들은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검색으로 인류가 생산한 모든 지식에 접근하고, 언제 어디서나 엄지손가락으로 글을 써서 모든 사람과 소통하며,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이런 세상에서 책은 변해야 한다. 머리(이성)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감성)까지 동원해 즉각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유혹하려면 하나의 키워드에 합당한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힘 있게 밀고나가는 흡인력이 있는 책이어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확실한 결론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작년에 이어 이런 책들이 수상작이 되고 있다. 벌써 내년이 기대된다.

한기호ㆍ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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