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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겪는 경찰의 인권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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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겪는 경찰의 인권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

입력
2017.07.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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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원성파출소 윤정원 경위

공무 중 폭행당한 경험을 바탕

치료와 극복과정 어려움을 담아

15분 단편영화 ‘고백’에 담아

페친들도 재능기부ㆍ자원봉사 참여

경찰인권을 다룬 영화 '고백'을 제작한 윤정원(오른쪽) 경위가 박준모 감독과 편집의견을 나누고 있다.
경찰인권을 다룬 영화 '고백'을 제작한 윤정원(오른쪽) 경위가 박준모 감독과 편집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직경찰관이 공무수행 도중 폭력 등으로부터 부상을 입고 치료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면 받는 경찰의 인권을 다룬 단편영화를 만들어 화제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 원성파출소 윤정원(53)경위는 최근 자신이 제작하고 주연한 영화 ‘고백’을 10월 개막하는 경찰청인권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편집 중이다.

상영시간 15분짜리 영화는 공무집행방해로 인해 공상을 당한 경찰관과 그의 딸이 치료과정과 트라우마로 인한 겪는 일상의 어려움을 잔잔하게 담았다.

실제 윤경위는 2010년 9월 술에 취해 도로 한 복판에 차를 세우고 잠든 운전자를 안전지대로 옮기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휘두른 폭력으로 얼굴과 귀를 심하게 다쳤다.

당시 그는 빡빡한 파출소 근무일정으로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휴식 없이 업무에 복귀하는 바람에 후유증으로 왼쪽 귀 청력의 대부분 잃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최초 치료병원과 진단병원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후유증을 공상으로 인한 재해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서운함을 잊고 경찰 본연의 임무는 물론 소외된 이웃을 돕고, 청소년 선도활동에 앞장섰다. 체계적인 청소년 상담봉사를 위해 심리학 대학원과정을 마치고 빈 시간을 이용, 천안지역 학생에게 학교폭력과 진로체험에 관련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윤경위는 최근 공무집행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충남지역의 후배경찰을 돕고 경찰인권의 소중함을 알리는 영화제작을 결심했다.

그러나 영화제작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의 뜻을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의 글을 본 지역주민과 ‘페친’들은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영화에 필요한 촬영, 음향 등의 장비지원도 이어졌다.

영화에서 경찰을 폭행하는 취객역할의 배우들은 천안지역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청소년수련관에서 윤경위와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인연으로 출연했다. 감독 박준모(24)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만났다. 대학에서 연출을 공부했던 박감독은 평소 경찰에 관심이 높아 윤경위와 ‘페친’을 맺고 대화를 나누던 사이였다.

윤경위는 “집안 3형제가 모두 경찰관으로 누구보다 직업대한 자부심이 높았으나 경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는 오해와 편견이 많이 섞여 있어 늘 안타까웠다”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평범한 가장이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관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천안=글ㆍ사진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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