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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유전자는 장수의 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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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유전자는 장수의 원인 ?

입력
2017.11.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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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시공동체 사람들 일부가 보유한 돌연변이 유전자가 만성질병을 억제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이를 토대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미시공동체 사람들 일부가 보유한 돌연변이 유전자가 만성질병을 억제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이를 토대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인디애나주에 모여 사는 아미시공동체 일부 사람들에게 발견된 돌연변이 유전자가 만성질환을 막아주고, 수명도 연장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수의 원인이 이들의 건강한 식습관과 소박한 생활방식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배치되는 연구결과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인용, 아미시공동체 구성원들의 DNA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유전자가 당뇨병을 막아주고, 노화를 억제한다고 보도했다.

16세기말 종교개혁 당시 종교의 자유를 찾아 유럽대륙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아미시공동체는 전통방식의 공동체 생활을 고수해오고 있다. 현대문명을 좇지 않고, 농업을 생업으로 삼아 평화로움을 추구하는 이들의 생활은 과학계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대상이었다. 1991년 아미시공동체 구성원 일부 DNA에서 ‘돌연변이 유전자’ 발견됐다는 연구가 주목받기는 했지만, 돌연변이 유전자가 실제 건강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다.

더글라스 본 미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장(심장전문의)는 이‘돌연변이 유전자’에 주목, 최근 아미시공동체 177명을 대상으로 돌연변이 유전자가 건강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의 당뇨병 발생률이 7%였던 반면,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당뇨병 발생률은 0%로, 단 한 명도 없었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이들은 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수치가 일반인들에 비해 28%나 낮았다. 이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85세로 일반인보다 약 10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만성질환으로부터 아미시공동체 사람들을 보호하는 기전(機轉ㆍmechanism)은 ‘플라미스노겐 활성 억제인자(PAI-1)’라고 불리는 단백질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PAI-1의 혈중 수치가 높을수록 혈액이 더 빨리 굳게 돼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 등 다양한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연구 책임자인 본 박사는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발병된다”며 “돌연변이 유전자가 실제 노화를 억제했다는 사실은 굉장히 놀랍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새로운 연구 결과가 만성질환을 억제하고,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 박사는 이 기전을 이용해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 환자에게 PAI-1을 낮추는 약을 개발, 내년 초 미국 식품 의약청 (FDA)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박혜인 인턴기자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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