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젭 부시, 악몽의 3차 토론회

알림

젭 부시, 악몽의 3차 토론회

입력
2015.10.29 15:53
0 0
28일(현지시간) 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 소재 콜로라도 대학에서 3차 TV토론이 시작되기 직전 어깨를 나란히 한 젭 부시(왼쪽)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왼쪽 두번째) 상원의원. 볼더=AF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 소재 콜로라도 대학에서 3차 TV토론이 시작되기 직전 어깨를 나란히 한 젭 부시(왼쪽)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왼쪽 두번째) 상원의원. 볼더=AFP 연합뉴스

“아, 젭. 정말 잘했어야 할 밤에 왜 그랬어요.”

워싱턴포스트는 28일 밤 공화당 대선 주자 3차 토론회가 끝난 직후 승자 패자를 가리는 분석 기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군소 주자에서 벗어나려면 결정적 한방이 필요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성급하게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공격했다가, 역습을 당하며 귀중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지도에서 선두권은커녕 4위의 군소후보 처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시 전 지사는 선두를 다투는 도널드 트럼프와 벤 카슨 대신 자신과 지지기반이 겹치는 루비오 의원을 새로운 타깃으로 결정(본보 28일자 14면 보도)한 후 작심한 듯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당신이 상원의원이라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며 루비오 의원의 잦은 의회 표결 불참을 물고 늘어진 것.

그러나 루비오 의원이 한 수 높았다. 그런 공격을 예측이라도 한 듯 “누군가 나를 공격하라고 조언한 것 같은데 나는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지 당신과 싸우려고 나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나를 공격해도 여전히 부시 전 지사를 존경할 겁니다”라고 점잖게 응수 한 것. 답변이 끝나자마자 콜로라도대학 쿠어스이벤트센터를 가득 채운 청중들은 루비오 의원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전 지사가 정치적 제자인 루비오 의원을 공격하는 등 ‘젭 부시 답지 않은’ 일을 벌였다가 손해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11명 후보 중 부시 전 지사의 발언 시간이 가장 짧아 캠프 관계자가 생방송 도중 토론회를 주관한 CNBC에 항의한 사실을 공개하며 부시 전 지사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루비오 의원과 테드 크루즈 의원 등은 미국의 조세제도와 의료보험 등 경제이슈에 대해 소신이 드러나면서도 재치 있는 발언을 내놓아 승자로 분류됐다. 정치예측시장에서도 루비오와 크루즈 의원을 토론회 승자 1, 2위로 꼽았다.

여론조사 1, 2위인 트럼프와 카슨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평소 논점에서 벗어나지 않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지도 1위를 빼앗긴 분풀이로 트럼프가 카슨 후보에게 공세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사람 모두 서로를 비하하는 발언을 자제했다.

트럼프는 특유의 입심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당신의 최대 약점이 뭐냐’는 질문에 “지나치게 사람을 믿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이 나를 실망시킨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과거 애틀랜틱시티에서 운영했던 카지노 리조트를 파산시키는 방법으로 손실을 회피한 것과 관련, “나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뛰어나다. 있는 제도를 이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 언론은 후보들의 일대일 토론 대신 진행자가 미리 준비한 질문을 던진 CNBC 진행 방식이 일부 후보에게 편파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