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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준 기자

등록 : 2018.04.22 14:50
수정 : 2018.04.22 19:05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서툰 목소리의 OST 주인공은?

등록 : 2018.04.22 14:50
수정 : 2018.04.22 19:05

美 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곡

‘세이브 라스트 댄스 포 미’

“극중 서준희의 풋풋함과 어울려”

미국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1987년 낸 1집 사진.

‘당신이 눈여겨본 남자와 어떤 춤을 춰도 돼요. 꼭 껴안아도 되고요(You can dance, every dance with the guy/ That gives you the eye, let him hold you tight).

연인에게 이렇게 배려심 많은 남자라니.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실려 인기인 노래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포 미(Save the last dance for me)’ 속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바라는 건 딱 한 가지다. 곡 제목처럼 마지막 춤은 자신과 춰 달라는 것. ‘당신이 누구의 품에서 쉴지 잊지 말라’(Please don’t forget in whose arms you’re gonna be)란 당부 속 넉살엔 사내의 유쾌함이 가득하다.

곡의 매력을 더하는 건 가수의 목소리다. 꾸밈없이 뭉툭한 목소리가 정겨움을 돋운다. 고음을 버거워하면서도 진심을 다해 목으로 내는 소리가 서툰 듯하면서도 듣는 재미가 있다. 누굴까. 1980~90년대 미국 할리우드의 간판 액션배우 브루스 윌리스다. 영화 ‘다이 하드’ 시리즈에서 반항 기질이 가득한 경찰을 연기하며 인기를 모았던 배우의 반전이다.

바텐더 가수 출신… 하모니카 연주 즐기는 액션 스타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윌리스는 앨범을 두 장이나 낸 ‘가수’다. 해외 유명 음악 정보 사이트 올뮤직엔 윌리스가 팝과 록 장르의 음악인으로 분류돼 있다. 그는 1987년 1집 ‘더 리턴 오브 더 브루노’를 냈고 수록곡 ‘리스펙트 유어셀프’로 빌보드 싱글 차트 5위까지 차지했다. 가스펠 그룹 스테이플 싱어스가 1971년에 부른 원곡을 블루스 스타일로 재해석해 구수하게 부른 노래였다. ‘다이하드’와 드라마 ‘블루문 특급’에 출연해 전성기를 누렸을 때였다. 윌리스가 ‘블루문 특급’에서 노래 ‘굿러빙’을 뮤지컬처럼 부르는 모습은 명장면 중 하나다. 이 드라마에서도 하모니카 연주를 뽐내던 그는 기회만 닿으면 무대에서 하모니카를 불며 노래하곤 했다. 2013년 NBC 코미디프로그램 ‘SNL’에 출연해 한 연주가 대표적이다. 윌리스는 데뷔 전 미국 뉴저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뉴욕에서 바텐더 생활을 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데뷔 후 그는 직접 자신의 밴드를 꾸려 공연도 했다. 윌리스가 부른 ‘세이브 라스트 댄스 포 미’는 2집 ‘이프 잇 돈트 킬 유, 잇 저스트 메이크스 유 스트롱거’에 실린 버전이다. 이 곡 역시 리듬앤블루스(R&B)그룹 드리프터스가 부른 동명 원곡을 리메이크해 부른 노래였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한 장면. JTBC 제공

“서툰 윌리스 노래로 서준희의 진심 표현하고파”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포 미’의 인기는 뜨거웠다.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를 비롯해 에밀루 해리스, 마이클 부블레 등 여러 유명 가수들이 숱하게 리메이크하며 곡을 재해석했다. 일본 영화 ‘쉘 위 댄스’ 등 로맨스 영화에 단골처럼 삽입돼 작품의 낭만을 더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제작진은 왜 하필 윌리스의 노래를 택했을까. 이남연 음악감독은 22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문 가수가 아닌 윌리스의 노래가 살짝 서툴게 들려 귀여우면서도 진심 같은 게 느껴졌다”며 “극중 서준희(정해인)의 캐릭터와도 잘 맞고 서준희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 가사에 잘 담겨 활용했다”고 선곡 이유를 들려줬다. 음정도 완벽하고 편곡도 세련된 다른 가수의 같은 노래보다 윌리스의 풋풋한 버전이 서준희와 그의 연상 연인인 윤진아(손예진)의 좌충우돌 사랑에 더 잘 어울리고 극에 활기도 불어넣어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는 설명이었다. 이 곡과 함께 드라마에 삽입된, 프랑스 모델 겸 가수 카를라 브루니가 부른 ‘스탠드 바이 유어 맨’도 인기다. 이 음악감독은 “가사가 누군가에 넌지시 조언하는 내용”이라며 “브루니가 부른 버전이 마치 큰 언니가 무덤덤하게 동생한테 얘기해주는 분위기가 나서 이 곡을 썼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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