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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처럼 예쁘게 떠나길” 세월호 희생자 조은화ㆍ허다윤양 이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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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처럼 예쁘게 떠나길” 세월호 희생자 조은화ㆍ허다윤양 이별식

입력
2017.09.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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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 마련된 이별식장. 신은별 기자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 마련된 이별식장. 신은별 기자

2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8층)에서는 세월호에서 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고(故) 조은화ㆍ허다윤 양을 떠나 보내는 이별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이별식은 “아이들을 예쁘게 보내고 싶다”는 은화ㆍ다윤 양 부모님 바람에 따라 국화가 아닌 붉은 장미와 백합 등으로 꾸며졌다. 헌화도 분홍색 장미로 대신했다. 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아이들이 그동안 너무 춥고 지저분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예쁜 모습으로 보내주고 싶었다”며 “언젠가 다시 만날 아이들을 예쁜 마음으로 보내달라”고 밝혔다.

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은화와 다윤이를 보낼 수 있도록 국민들이 길을 열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도와달라”고 전했다. 이씨 역시 “아직 가족(미수습자)을 기다리는 분들이 계신다. 국민 여러분이 끝까지 힘을 실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별식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이들이 예쁘게 떠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응원하고 격려해달라”며 “수학여행을 간 아이들, 일터에 나간 사람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방문, 두 학생 어머니들의 손을 맞잡고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세월호 고통은 우리 사회가 진 빚이라고 생각한다. 빚을 갚으려면 얼마나 긴 세월이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채무자라는 마음으로 세월호 가족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장 한 켠엔 두 학생이 생전 사용했던 교실책상, 교복, 명찰 등이 자리했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간식거리도 함께 놓여졌다. 딸들의 흔적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쏟는 어머니들을 보며 이별식을 찾은 시민들도 눈물을 훔쳤다. 두 학생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자 이별식을 찾은 시민들은 헌화 뒤 추모의 마음을 포스트잇에 적어 게시판에 붙이기도 했다.

당초 은화ㆍ다윤 양 가족은 공개된 장소에서 장례식이나 추모식을 여는 것이 남은 미수습자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판단했으나 미수습자 수습을 함께 염원했던 국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자 이별식을 열기로 했다. 이별식은 25일까지 이어진다. 두 학생의 유골은 이별식 후 단원고에 들러 작별 인사를 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과 함께 경기 평택시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글ㆍ사진=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조은화 허다윤 양 이별식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종이가 23일 시청역 벽에 붙어있다. 신은별 기자
조은화 허다윤 양 이별식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종이가 23일 시청역 벽에 붙어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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