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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핵실험장 폭파 검증 전문가 없어, 갱도 완전히 붕괴됐는지 확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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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핵실험장 폭파 검증 전문가 없어, 갱도 완전히 붕괴됐는지 확인 어렵다”

입력
2018.05.25 16:4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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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받지 못한 일본 언론도

“영변 냉각탑 때처럼 선전용”

북한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

지난 2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에서 3곳의 갱도 및 목조 건물들이 폭파되고 있다. 풍계리=공동취재단
지난 2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에서 3곳의 갱도 및 목조 건물들이 폭파되고 있다. 풍계리=공동취재단

미국과 일본 언론은 25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관련해 검증할 전문가가 초청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전날 밤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의 영향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라는 우리 정부의 평가와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윌 리플리 CNN 기자는 전날 풍계리에서 원산으로 돌아가는 도중 이뤄진 전화 연결을 통해 북한이 핵 실험장의 3개 갱도와 부속 건물을 폭파했고, 폭파로 인해 갱도가 무너지고 잔해들이 터널 입구를 메웠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폭파에 앞서 외신 기자들에게 2, 3, 4번 갱도 내부 일부를 공개했다.

그러나 CNN은 북한 주장대로 갱도가 완전히 붕괴됐는지는 취재진 참관만으로는 확인이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북측 관계자에게 물었으나 “여러분이 눈으로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만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리플리 기자는 “북한 당국자가 ‘폭파는 성공적이었고 관련 시설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알려주는 성명서를 취재진에게 읽어줬다”고 전했다. CNN은 폭파 행사에 전문가가 초청 되지 않은 점을 들어 “폭파로 인해 갱도가 다시 사용 불가능하게 됐는지 단순히 제한적인 손상만 입었는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북한 초청을 받지 못한 일본 언론들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가 2008년 영변의 냉각탑 폭파 현장을 외국 취재진에 공개했을 때와 같으며 정치적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법이라며 북한의 진의에 의구심을 표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폭파 현장을 취재한 벤 트레이시 미국 CBS 기자의 보도를 인용해 “문제는 우리 기자들이 핵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며, 북한이 핵 실험장을 폐쇄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전문가도 없었고 폭파된 3개 갱도가 실제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됐는지 검증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풍계리 핵 실험장이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하더라도 이미 개발된 핵 무기와 영변의 재처리 시설, 아직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조치가 없다면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과거에 만들었거나 현재 개발 중인 핵무기까지 포기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구로키 아키히로(黒木昭弘)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 상무이사는 요미우리 신문에 “갱도 입구를 폭파했을 뿐이라면 다시 파서 사용할 수 있다”며 “이번 폭파는 정치 쇼”라고 평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이뤄진 여섯 차례의 핵실험에 사용한 물질이 플루토늄인지 우라늄인지, 그 양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것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핵 실험장 폭파로는 그간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나 북한의 주장을 검증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용도가 다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며 북한의 폭파 행사를 평가 절하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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