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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변화 못 읽었나… 삼성전자 영업익 1년 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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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변화 못 읽었나… 삼성전자 영업익 1년 새 반토막

입력
2014.10.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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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삼성' 공급망 관리 오작동, 갤럭시S5 재고 급증으로 이익 급감

아이폰6 승승장구 4분기도 만만찮아, 반도체 실적 회복세 기대 모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 7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내 건물 입구에서 한 직원이 휴대폰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매출 47조원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는데, 3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 7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내 건물 입구에서 한 직원이 휴대폰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매출 47조원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는데, 3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47조원에, 영업이익은 4조1,000억원(잠정실적)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5%와 59.7%씩 급감한 수치.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한 건, 3년만이다. 분기로는 지난 2011년 3분기(4조3,3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그 동안 정보기술(IT) 업계 상황을 감안, 어느 정도 예측은 됐지만 시장에 타격을 줄 만한 ‘어닝 쇼크’ 수준이란 평가다. 4분기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추락이 더 근심스럽다.

● 왜 이렇게 됐나

삼성전자 실적 부진이 스마트폰 중심의 무선사업부의 고전 때문이란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외부적 요인은 프리미엄폰은 전세계적으로 포화상태로 변한데다 중저가폰에서는 중국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과거 성공공식에 매달려 이런 시장의 변화를 감지 못한 것이 실적악화를 더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리의 삼성’이란 명성은 삼성의 공급망관리(SCM)에서 비롯된다. 제품 기획부터 부품 관리, 생산, 유통 및 재고까지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이 SCM이다. 삼성의 성공작 갤럭시S3, 갤럭시S4 까지는 SCM이 제대로 작동했다. 이전 모델의 생산량과 시중에 깔려 있는 재고를 감안한 신제품 수요 예측이 정확히 들어 맞은 것이다. 그런데 갤럭시S5부터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의 SCM이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S3, S4, 갤럭시노트2, 노트3가 여전히 판매 중인 상황에서 SCM에 의해 기계적으로 갤럭시S5의 수요를 예측하고 제품을 내놓은 것. 그렇다 보니 갤럭시S5는 다른 업체 제품들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이전 모델인 갤럭시S3, S4, 노트2, 노트3와 함께 경쟁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 결과 재고가 급증하고 영업이익 급감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 5,0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휴대폰 재고처리 여부가 삼성전자 이익 반등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의 후광이 사라지자, 수 년째 부진이 계속되는 삼성전자 생활가전(CE)의 부문에도 따가운 시선이 향하고 있다. 국내외 매출을 합한 연결기준 집계 기준으로 2009년2분기 1조1,600억원이었던 CE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7,700억원에 그쳤다.

● 해법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4분기 전망도 녹록하지 않다. 무선사업부의 경우 라이벌인 애플 ‘아이폰6’ 등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이외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 확보와 신성장동력 발굴에서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다행히 반도체 부문이 회복세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은 2012년 10조1,200억원의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이후, 출혈경쟁이 이어지며 2012년 4조1,70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경쟁사의 몰락과 수요 회복세로 지난해 6조8,800억원까지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 이어 올해 상반기엔 3조8,100억원을 기록, 연간 8조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PC) 등 모바일 기기 보급확대로 핵심 부품인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평택 고덕국제화지구 산업단지에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5조6,000억원을 투자, 당초 계획보다 1년이나 앞당겨 세계 최대 반도체 집적단지 구축 청사진을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은 둔화되고 경쟁은 심화된 스마트폰 사업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담보할 사업 확보가 시급한 게 삼성전자의 현실이다”며 “다른 사업 영역에서 차별화된 시장을 발굴해 낼 때까지 반도체 사업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삼성전자의 향후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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