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어제 바꾼 활털이 또 끊어졌네요” 4년만에 고국서 공연하는 사라 장

알림

“어제 바꾼 활털이 또 끊어졌네요” 4년만에 고국서 공연하는 사라 장

입력
2018.02.12 16:04
23면
0 0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 '사라 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 연주회를 통해 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난다. 예술의전당 제공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 '사라 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 연주회를 통해 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난다. 예술의전당 제공

비발디ㆍ피아졸라 ‘사계’ 연주

“활털이 또 이렇게 됐네. 이게 어제 새로 바꾼 건데요.”

리허설 연주를 마친 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8)이 장난스런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10분 가량 비탈리의 ‘샤콘느’를 연주한 후 활털이 끊어져 나갈 정도라니. 그의 열정적 연주 스타일을 가늠케 했다.

사라 장이 13일 후배 연주자 17명과 함께 무대에 선다. 서울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사라 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 연주회를 통해서다. 한국 무대는 4년 만이다.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라 장은 “1990년 국내 첫 데뷔를 했던 예술의전당에서 개성 넘치는 솔리스트들과 함께 연주하게 돼 더욱 뜻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17인의 연주자들과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17인의 연주자들과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약 1년 전부터 기획됐다. 개관 20주년 공연도 함께 했던 사라 장에게 예술의전당 측이 먼저 공연을 제안했고 사라 장은 기쁘게 수락했다고 한다. 바이올린에 악장 신아라를 비롯해 김다미 김지윤 양정윤 김계희 양지인 김덕우 윤동환, 비올라에 이한나 정승원 윤소희 홍윤호, 첼로에 박노을 이정란 심준호, 베이스에 성민제 성민용 등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쟁쟁한 솔리스트들이 함께 챔버 오케스트라를 꾸렸다. 사라 장은 “평소 제가 연주하는 곡은 99%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협주곡이라 이번에는 다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내악에 포커스를 맞춰 최고 음악가들과 함께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연주를 선보이겠다”고도 했다. 이들 연주자들의 평균연령은 예술의전당 ‘나이’와 비슷한 32세다.

연주자들도 사라 장과 함께 하는 공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첼리스트 이정란은 “사라 장은 어릴 때부터 언젠가 저런 연주자가 되면 좋겠다고 꿈꿨던 인물인데 함께 눈을 맞추고 연습을 한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다”고 했다. 비올리스트 이한나도 “어렸을 때 사라 장의 연주를 보러 예술의전당에 왔던 기억이 나는데, 30주년을 맞아 함께 연주할 자리가 생겨 영광”이라고 말했다. 후배 연주자들의 극찬에 사라 장은 “자신이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제가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은데 모두 저를 보면서 자랐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독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솔리스트들과 이렇게 함께 하는 건 저도 처음이에요. 너무 멋진 일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17인의 연주자들과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17인의 연주자들과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연주곡은 비탈리 ‘샤콘느’와 비발디 ‘사계’, 피아졸라 ‘사계’다. 사라 장은 공연을 위해 11일 입국한 뒤 바로 리허설에 들어갔다. 그는 연주에서 두 개의 활을 사용할 예정이다. "비발디 사계가 순수하다면 피아졸라 사계는 탱고풍의 섹시한 음악이에요. 피아졸라 음악은 거친 소리를 내야 해서 좀 망가져도 괜찮은 활을 쓰고, 비발디와 샤콘느는 평소 연주할 때 쓰는 클래식한 활을 사용하려고요.(웃음)”

사라 장은 13일 하루 공연을 마치고 다시 한국을 떠난다. 그는 “좋은 연주장, 레퍼토리, 파트너가 어우러졌을 때 더 좋은 연주를 선보이려 한다”는 말로 매년 자신을 기다리는 한국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