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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바른정당의 존재감

입력
2017.02.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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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의 고민이 깊다. 창당 전후 6주째 당 지지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연말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보수의 중심이 되겠다며 야심 차게 출발했던 그들이다. 창당 명분에 비춰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비호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한참 앞서가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아니다. 뒤지는 정도가 아니라 반토막, 3분의 1토막 수준인 여론조사도 있다. 급기야 8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현역의원 6명으로 원내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한 정의당에까지 뒤졌다.

▦ 당내 대표적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지율도 바닥 수준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공식 창당과 함께 남 지사와 유 의원이 잇달아 대선출마 선언을 했지만 거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1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간 여론조사에서 유 의원은 3%에 머물렀고, 그나마 남 지사는 조사대상에도 끼지 못했다. 명성과 경륜 지명도 면에서 그다지 처진다고도 할 수 없는데 그렇다. 정치세력으로서 영향력을 따진다면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 패권에 맞서던 비주류 시절보다 존재감이 더 약해 보인다.

▦ 현재의 정치 지형을 들여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다. 바른정당은 중도와 개혁적 보수를 핵심 기반으로 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돌연한 중도하차 이후 이 성향은 최근 급부상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 쪽으로 쏠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반면 보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지역과 60대 이상은 여전히 새누리당에 머물러 있다. 더 이상 추가 탈당자가 나오지 않는 것도 그래서다. 바른정당의 한 핵심 인사는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이라도 흔들어 놓고 갈 일이지…”라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 침체상태를 벗어나려고 이런저런 모색을 하고 있기는 하다. 경선흥행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김무성 오세훈 등의 재등판, 국민의당과의 연대, 보수후보 단일화론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현실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성 없는 새누리당을 넘어서 보수의 새로운 중심이 되겠다는 바른정당의 야무진 꿈이 가물가물해지는 것은 안타깝다. 정치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보수정당은 꼭 필요하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길게 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면 국민들이 알아줄 날이 올 것이다.

이계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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