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풍자 그림 포스터를 서울 광화문 거리에 뿌린 팝아트 작가가 경찰에 연행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무단으로 건물 옥상에 올라간 혐의로 이하(46) 작가를 체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작가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옥상에서 오전 11시쯤부터 박 대통령 그림을 뿌리기 시작하다 건물 보안요원들의 제지를 받고 내려오던 중 낮 12시 10분쯤 경찰에 체포됐다.
이 작가가 만든 전단에는 청와대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무늬의 한복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왼쪽 머리에 해바라기 꽃을 달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림 위쪽에는 ‘WANTED(수배)’, 아래쪽에는 ‘MAD GOVERNMENT(미친 정부)’라고 쓰여져 있다.
종로서는 “경범죄 처벌법에 광고물 무단 살포에 대해 1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이 그림은 광고물로 보기 힘들어 건조물침입죄만 적용됐다”며 “현재 이 작가는 형사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대선을 앞둔 2012년 6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백설공주로 묘사하고, 박 후보가 청와대를 배경으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들고 웃고 있는 풍자 포스터를 만들어 부산지역 일대에 200여장 부착하기도 했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은 이 포스터가 박 후보를 반대하며 선거에 영향이 미칠 목적이 있다며 이 작가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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