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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당원마저 외면하는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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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당원마저 외면하는 한국당

입력
2017.03.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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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경선때 절반도 못미쳐

국정농단 사태 후 지지층 이탈

유력주자 부재ㆍ자질론도 악재로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경남지사,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이인제 전 최고의원. 국회사진기자단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경남지사,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이인제 전 최고의원. 국회사진기자단

19대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자유한국당 경선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책임당원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에 그치는 등 당비를 내는 열성당원들조차 경선을 외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당원 충성도가 약화되고 정권을 재창출할 유력주자가 없다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27일 한국당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현장투표에 참여한 책임당원은 3만3,937명에 그쳤다. 18만1,473명의 전체 책임당원 중 18.7%만 투표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독주했던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투표율(당원+국민참여선거인단)인 41.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빅매치가 이뤄졌던 2007년 경선 투표율인 70.8%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하다. 특히 순회경선 초반인 호남 경선에서 9만여명이 몰려 흥행을 거둔 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과 비교하면 한국당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보수정당이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인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못하면 못한다고 꾸중하고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해 주는 당원과 국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흥행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전에는 대선 준비를 할 수 없어 경선 룰을 뒤늦게 마련하는 등 준비가 늦었다”며 “현장투표를 일요일 하루에만 실시한 것도 투표율 저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선 준비 부족보다는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수층의 급격한 이탈과 유력주자의 부재 등을 경선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대선 후보 선출은 책임당원이 행사하는 가장 큰 권리인데 참여가 저조한 것은 탄핵 이후 보수당의 이완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유력주자가 없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이번 대선이 진보 진영 우위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마땅히 지지할 만한 보수 진영 후보가 없자 아예 투표를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당은 이번 경선에서 홍보 효과를 높이겠다며 수도권과 부산ㆍ울산ㆍ경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 합동토론회를 TV토론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이 TV토론에서 확실한 비전이나 정책 제시 없이 지루한 공방만 되풀이하면서 오히려 흥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날 SBS에서 진행된 한국당 경선 토론회는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의 ‘골수친박’과 ‘위안부 뒷거래’ 발언을 놓고 나머지 후보가 1대 3구도로 신경전만 벌이다 끝났다. 홍 지사는 김진태 의원을 향해 “밖에서 평을 들어보면 (김 의원을) 마지막 친박이라고 한다”며 “그걸 요즘 골박, 골수친박이라고 하더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의원은 “저는 보수 우파의 정중앙에 있다”며 “골박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모양인데 무슨 박 붙이는 것을 없애기로 하지 않았냐”고 받아 쳤다.

또 홍 지사가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그 문제를 갖고 10억엔을 주고 (합의)했다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뒷거래였다”고 강조하자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너무 놀라운, 충격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도 “위안부 협상을 끊임 없이 감성에 호소하고 팔아먹는 것은 좌파 논리”라며 “바른정당 후보도 아니고 국민의당 후보도 아니고 놀라운 말을 많이 한다”고 홍 지사에 때리기에 가세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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