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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도 "그리스의 치욕"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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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도 "그리스의 치욕" 거센 반발

입력
2015.07.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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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안 제1 야당 지지받고 있어

강경파 40명 기권·반대표 던져도

15일까지 의회 통과는 무난할 듯

그리스 국민들은 분노·안도감 혼재

"내분으로 연정 붕괴 임박" 보도도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결정한 가운데 13일 그리스 시민이 아테네 의사당 앞에서 국기를 펼쳐들고 긴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아테네=AFP 연합뉴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결정한 가운데 13일 그리스 시민이 아테네 의사당 앞에서 국기를 펼쳐들고 긴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아테네=AFP 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과의 협상에서 사실상 백기 투항하면서 자국 내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거세,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의 구제금융 협상 최종 타결까지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긴축을 반대하는 집권당인 시리자 내에서도 강경파인 ‘좌파연대’는 이번 합의안을 가리켜 “그리스의 치욕”이라며 치프라스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ESM로부터 86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15일까지 개혁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좌파연대를 주축으로 시리자 소속 의원 40명 정도는 개혁 법안 투표에서 기권하거나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시리자는 전체 300석 중 149석을 확보하고 있다.

코스타스 라파비차스 하원의원은 “합의안은 조건 없는 항복”이라며 “채무탕감 없이 혹독한 긴축을 하게 됐다, 이제부터 채권단이 우리를 통치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같은 신(新) 식민노예 상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유로존 탈퇴”라고 주장했다. 연립정부 내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도 이번 합의안은 그리스에 대한 “독일의 쿠데타”라며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니코스 테오카라키스 아테네대 경제학과 교수는 BBC에 “우리는 채무 식민지가 돼 가고 있고 결국 라틴아메리카의 잃어버린 10년 같은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밝혔다. 테오카라키스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전 재무장관 측 인사로, 4월까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팀 대표를 맡았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내분으로 그리스 연정 붕괴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다만 개혁 법안은 제1야당인 신민당(ND)의 지지를 받고 있어 시리자에서 이탈표가 생기더라도 개혁 법안의 의회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라고 FT는 전망했다.

그리스 국민들은 협상 결과에 대해 분노와 안도감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 물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드미트리는 “합의안은 또 하나의 끔찍한 협상일 뿐”이라며 “우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난다, 이 합의안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협상 타결로 마음이 놓인다는 아테네 시민 크리스토스는 “은행이 다시 문을 열고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은 그리스와 ESM의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는 데 4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단은 그리스 의회가 15일까지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면 ESM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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