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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수업 파행 알면서도... 서울교육청은 솜방망이 처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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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수업 파행 알면서도... 서울교육청은 솜방망이 처벌뿐

입력
2017.10.19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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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중학교가 서울의 40여개 특성화고에 보낸 홍보 행사 공문. 수업이 있는 평일에 진행되지만 특성화고 재학생들이 직접 와서 설명해 줄 것을 명시하고 있다./2017-10-18(한국일보)
서울의 한 중학교가 서울의 40여개 특성화고에 보낸 홍보 행사 공문. 수업이 있는 평일에 진행되지만 특성화고 재학생들이 직접 와서 설명해 줄 것을 명시하고 있다./2017-10-18(한국일보)

교육당국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홍보 동원에 적극적인 방관자다. 해마다 가을이면 홍보때문에 수업이 파행으로 운영된다는 걸 적발해도 솜방망이 처분에 그치고 있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해 초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A특성화고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A고가 최근 수년 동안 학교 홍보도우미 동아리를 구성한 후 수업 등 일과 시간에 중학교 홍보를 나가도록 한 사실을 적발했다. 출결 기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A고가 교사 1인당 많게는 10회까지 홍보출장을 배정하면서도 보강 수업은 1~3회에 그쳤고 잦은 오전ㆍ오후 수업 시간표 변경을 해 왔던 사실도 확인했지만 교장과 교감 등 4명에 ‘주의’ 처분만 내렸다. 본보 확인 결과 A고는 올해도 똑 같은 방식으로 홍보 활동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고의 한 교사는 “사실상 서울시교육청이 묵인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가을만 되면 보따리 장수처럼 학생들을 데리고 중학교들을 전전하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은 최근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의 특성화고 학생 수업권 보장 ▦특성화고 교장들의 수업 파행 운영 중단 ▦중학교 교장들의 일과시간 중 특성화고 학생 방문 금지 조치 등을 요구했다. 강혜승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 상임대표는 “사정이 심각한데도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대부분이 공립인 만큼 서울시교육청의 명확한 지시만 있으면 즉시 중단시킬 수 있지만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유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지난 달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일선 학교들에 재학생의 중학교 방문 홍보 금지공문을 보내달라고 요청 했지만 ’지원자 미달 우려가 있으니 이해해 달라’는 몇 년째 똑같은 대답만 되풀이 했다”고 전했다.

교육당국은 ‘특성화고 지원 미달 우려’ 등을 이유로 들며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중학생들) 앞에서 자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례를 들려줌으로써 만족감을 느끼고, 취업에 중요한 인성을 기르는 효과도 있다는 게 특성화고 측의 의견”이라며 “다만 개선이 필요한 만큼 특성화고 홍보예산을 새로 편성해 시교육청이 직접 홍보에 나서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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