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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지난해 말 '영변 핵 시설 점령훈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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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지난해 말 '영변 핵 시설 점령훈련' 했다

입력
2017.12.18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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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병력 10만명 동원 대규모 실시

한미, 국정원ㆍ합참ㆍCIA 등

총집결해 정찰위성 사진 분석

유사시 北 플루토늄은 미국이

HEU는 한국이 처리키로 분담

중국이 지난해 말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영변의 핵 시설을 점령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맞서 한미 양국은 대책회의를 열고 북한의 플루토늄은 미국이, 고농축우라늄(HEU)은 한국이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한지역의 핵무기를 확보하면 38선을 넘어 돌아오겠다고 중국과 논의했다”며 미중 간 빅딜 설까지 불을 지피면서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한 주변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7일 국가정보원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정원 주도로 서울 모처에서 한미 정보당국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국정원과 국방부, 합참, 외교부, 통일부는 물론이고 미 중앙정보국(CIA)과 주한미군 관계자까지 집결한 이례적인 자리였다.

이 회의에서는 당시 정찰위성이 촬영한 중국 동북지역의 훈련 사진이 집중 논의됐다. 사진에는 중국군이 북한 영변의 핵 시설과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건물을 지어놓고 가상의 점령훈련을 실시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훈련에 동원된 인원은 대략 10만 명 정도로 추산됐다. 영변은 5메가와트(MW) 원자로와 25~30MW 원자력발전소, 실험용 경수로,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핵연료 저장시설 등이 밀집해 있는 북한의 주요 핵 시설 단지다. 군사 당국 관계자는 “중국군이 영변 핵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점령훈련에 나선 장면이 포착된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며 “훈련 장소에 비춰 북중 접경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중국군 북부전구 소속 병력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논의 끝에 유사시 중국에 앞서 북한의 핵무기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은 플루토늄, 한국은 HEU를 맡기로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이나 HEU를 확보해 처리하는 건 기술적으로 별 차이가 없지만, 미국은 군사적으로 한반도에서 핵 우위를 유지하고 핵 확산을 막기 위해 역할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다른 물질과 섞어 바로 희석할 수 있는 HEU에 비해 플루토늄은 성질이 오래 남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핵무기에 전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기 10여 개, 핵 물질인 플루토늄은 50여㎏, UEU는 최대 400여㎏ 가량 확보한 것으로 한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후 미중 간 군사 고위급 대화가 활발해지면서 북한 핵무기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려던 한미 간 역할분담은 다소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올해 8월 유사시 중국이 북한지역에 가장 먼저 투입할 북부전구 전력의 사령부가 위치한 선양에 미군 최고 지휘관으로서는 10년 만에 방문하며 미중 양국의 밀월을 과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틸러슨 장관의 38선 핵무기 발언까지 겹치면서 급변사태 시 우리 군이 역할이 모호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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