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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대 김 “아시아 배우 편견과 싸워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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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대 김 “아시아 배우 편견과 싸워나갈 것”

입력
2017.08.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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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닥터’ 미국판 총괄 제작자로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 참석한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김이 3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드라마 ‘굿닥터’ 미국판 총괄 제작자로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에 참석한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김이 3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미국에서 아시아계 배우로 활동하면서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지, 내게 기회가 주어질지, 매번 고민해야 했죠. 저는 줄곧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편견과 싸워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싸워 나갈 겁니다.”

할리우드의 인종 차별 문제를 비판하는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김(48)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한국에서 일하는 한국 배우들은 최소한 인종 문제로 출연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을 테니 때때로 부럽기도 했다”는 말에서는 그간 고충이 묻어났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방송영상 콘텐츠 마켓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대니얼 대 김을 기자회견에서 만났다. 부산에서 태어나 2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인기드라마 ‘로스트’와 ‘스타 트렉’, 영화 ‘인서전트’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다. 한국 ‘미드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최근 나쁜 소식이 있었다. 2010년부터 주연으로 출연해 온 미국 CBS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임금 차별 문제로 하차한 것. 출연료 협상 때 백인 배우에 비해 10~15% 낮은 액수를 제시받고 재계약을 거부했다. 당시 “평등을 향한 길은 쉽지 않지만 미래를 기대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내 자리가 있을까,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동시에 외부의 시선과도 싸워야 했다”며 “드라마 하차는 이렇게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쓴 책의 한 챕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니얼 대 김은 제작자로도 활동한다. BCWW도 배우가 아닌 제작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2013년 배우 주원이 주인공 박시온 역을 맡았던 드라마 ‘굿닥터’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다. 그가 총괄 제작자로 나선 ‘굿닥터’ 미국판은 메이저 방송사인 ABC에서 다음달 25일 첫 방영된다. “제작자는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드라마로 만들 수 있어요. 저는 포용성과 다양성이 있는 세계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작자의 일이 창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연기만큼 창조적인 일이라 생각해요.”

자폐 증세 의사의 성장기를 다룬 ‘굿닥터’를 고른 이유는 뭘까. 그는 “미국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저 또한 응원하는 마음으로 주인공을 지켜봤고 소외된 느낌을 아는 이라면 누구나 주인공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출연해볼 생각은 없었을까. “사실 제작 업무가 만족스러워요. 제작자로서 많이 배우고 있지요.”

‘굿닥터’를 통해 한국과의 맺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바람도 보탰다.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싶지만 언어 때문에 맡는 배역엔 한계가 있겠죠. 미국에선 외모가 문제였는데 한국에선 언어가 문제로군요. 하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감독과 배우도 훌륭하고, 작품도 뛰어나죠. 한국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거예요.”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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