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는 그의 타이틀, 명성 그리고 심지어 육상을 구해냈다.”
저스틴 게이틀린(33ㆍ미국)이 BBC의 이 같은 ‘편향적’ 해설에 BBC를 포함한 영국 매체를 향해 ‘인터뷰 보이콧’을 선언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4일(한국시간) 게이틀린의 소속사가 게이틀린과 우사인 볼트(29ㆍ자메이카)의 2015 베이징세계육상선수권 100m 맞대결을 ‘선과 악’의 대결로 묘사한 영국 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연을 전했다. 게이틀린은 두 번의 금지약물 복용으로 2010년에 트랙에 복귀했고, 2015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23일 펼쳐진 세계선수권 100m 결선에서는 볼트에 0.01초 밀려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게이틀린은 레이스가 끝난 후에도 도핑 전력과 관련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경기를 생중계한 BBC의 해설위원은 볼트가 게이틀린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볼트가 육상을 구해냈다”며 열변을 토했다. 게이틀린의 소속사 관계자는 가디언을 통해 “게이틀린이 볼트에 진 것을 ‘선과 악’의 대결에서 진 것으로 묘사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또 “영국 매체와 저널리스트들은 게이틀린에게 유난히 불친절하다. 그에 대한 긍적적인 발언은 하나도 없었고 모든 묘사가 도핑에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게이틀린은 그의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느꼈다. 불행하게도 게이틀린은 그들의 공격에 굉장히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가디언 역시 지난 100m 결선에서 약물 복용을 한 선수가 세 명이나 더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이틀린의 전력만 유독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이틀린과 볼트는 27일 200m 결선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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