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50여일 앞 다가왔지만 사회 각계 격려방문·지원금 제로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이 ‘쥐 죽은 듯’ 고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00여명 태극전사들의 굵은 땀방울만 폭염의 여름 날씨를 비웃듯 비오 듯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 각계격려의 발걸음이 뚝 끊어져 ‘온기’(溫氣)를 느낄 수 없다는 의미다.
9월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이후 11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매머드 국제 종합스포츠대회다. 특히 북한의 전격 참가선언으로 ‘흥행 대박’은 물론, 경색된 남북관계 해빙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실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전원이 출전해 45억 아시아인들의 화합과 우의를 다지게 된다.
그러나 정작 아시안게임을 수놓을 주인공들인 태극전사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사회적 관심도 국가대표팀 대신 온통 북한 미녀응원단의 미모와 규모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태릉선수촌 한 관계자는 23일 “세월호 참사 여파 등 침울한 사회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기에 브라질 월드컵 참패로 스포츠에 대한 실망지수가 급격히 높아졌다. 도무지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며 선수촌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6억5,000만원 정도 격려금이 들어왔지만 현재까지 격려금과 격려방문은 제로(0)상태”라며 “하다못해 정ㆍ재계 고위인사들의 태릉선수촌 방문 일정조차 잡혀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태릉선수촌에는 현재 10개 종목 300여명이 강훈을 거듭하고 있다. 충북 진천 선수촌에도 일부 종목 대표팀이 합숙훈련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 90개 이상을 수확해 5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순호 한국선수단장은 최근 “아시안게임을 통해 착 가라앉아 있는 한국 스포츠의 분위기를 되살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지금처럼 태릉선수촌에 ‘찬바람’이 부는 상황에선 목표달성이 쉽지 않다. 실제 체육계 한 원로 인사도 “매머드 대회를 앞두고 태릉선수촌에 냉기가 흐르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체육회 고위관계자는 “내달 6일 한국선수단이 최종 확정되면 격려방문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레 기대감을 나타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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