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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등록 : 2017.09.22 17:28
수정 : 2017.09.22 18:40

방통위, 방문진에 검사 착수… 법인카드 내역까지 요청

방문진은 "법적 근거 없다" 주장

등록 : 2017.09.22 17:28
수정 : 2017.09.22 18:40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2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정기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MBC 경영진과 방문진 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파업으로 방송 파행을 겪고 있는 MBC 대주주이자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권 행사에 나섰다.

감사 수준의 행정 조치라 방문진 이사진 진퇴와 MBC 경영진 재편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방통위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을 방문해 방문진의 사무 현황,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방문진 자체 규정과 지침, 회의록과 속기록 등의 자료를 요구하는 ‘자료제출요청서’를 냈다.

요청서에는 MBC 소송 현황 및 소송비용 지급내역, MBC 경영평가보고서 관련 자료, MBC 사장 추천 및 해임 관련 자료, 연도별 MBC 노사 단체협약 사항, MBC와 관계사에 대한 감사 관련 자료 등 MBC의 관리 감독 기구로서 방문진이 제 역할을 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부문들이 명시됐다. 또 방문진의 급여 및 수당, 퇴직금, 국내외 출장여비 집행, 예산집행 관련 결재서류 등 내부 운영과 재무 상태에 대한 자료도 요구했다. 법인카드 사용 현황과 업무추진비 사용 현황에는 ‘이사장 포함’이라는 조건을 걸었다. 기념품 구입 및 배포 현황(명절선물 등 포함), 외부강의 신고 현황, 자산관리대장, 물품관리대장과 같은 세세한 부문까지 총망라했다. 방문진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의 관련 내용을 29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가 자료를 확보하면 방문진과 MBC의 지난 5년간 운영 내역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어 방문진 이사진과 MBC 경영진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계에서는 방문진의 관리감독 부실, 범법 행위 등 문제가 발견되면, 방통위가 방문진 실무진을 조사한 후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면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는 자료제출 요구의 법적 근거로 민법 제 37조 ‘법인의 사무는 주무관청이 검사, 감독한다’는 규정을 들었다. 검사·감독을 거부하는 경우 민법 제 97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제재 사항도 덧붙였다. 2002년 법제처는 방문진법 제16조에 따라 방통위 전신인 방송위원회가 방문진에 대해 감독상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앞서 방통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이사 해임 등의 조치까지도 취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방통위가 (방문진의) 이사장과 이사를 임명하는 것으로 돼 있어서 임면도 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퇴 등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한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자료 검사 후 필요하면 현장 실태조사를 나가던지, 이후 절차의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방문진이 방통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순순히 따를지는 미지수다. 방통위와 방문진의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옛 여권 추천 이사들은 방통위가 제시한 법적 근거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은 “변호사, 행정학 교수 등을 통해 방통위가 방문진에 개입할 수 없다는 법적 자문을 얻었다”며 “방통위는 민법을 적용한다고 하는데, 방문진이 만들어질 때 방통위의 전신인 방송위원회가 주무관청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방문진은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자료 제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고 이사장을 포함한 옛 여권 추천 이사 6명, 옛 야권 추천 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방송통신위원회가 22일 방송문화진흥회에 요구한 자료 목록.

방송통신위원회가 22일 방송문화진흥회에 요구한 자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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