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청자 중 14만명 탈락
수도권이 지방대 비해 수용률 8%p 낮아
전국 대학의 기숙사가 학생 5명 중 1명만 겨우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숙사 신청을 했으나 탈락한 대학생 14만명 가량이 비싼 월세 등으로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연구소는 20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등록된 전국 186개 대학(국ㆍ공립 30곳, 사립 156곳)의 지난해 기숙사 수용률(재학생 대비 수용가능인원)을 분석한 결과 20.0%에 그쳤다고 밝혔다. 대학별 수용률 분포를 살펴보면 15~30%인 학교가 80개(43.0%)로 가장 많았고, 15% 미만인 학교가 58개(31.2%)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과 지방 대학의 수용률 격차도 컸다. 지난해 수도권 대학 수용률은 국공립대 15.2%, 사립대 14.9%였던 반면 지방은 국공립대 23.8%, 사립대 23.3%로 각각 8%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다. 특히 수도권 사립대학 중에는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곳도 많았다. 광운대(1.8%) 동덕여대(3.7%) 동국대(본교ㆍ9.0%) 숙명여대(9.4%)는 수용률이 10%에 못 미쳤고, 고려대(본교ㆍ10.4%) 이화여대(11.3%)도 겨우 10% 수준을 웃돌았다.
실제 기숙사 신청 학생 대비 수용률을 따져봐도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기숙사 신청 학생 10명 중 3명 가까이(29%)는 학교 밖 시설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ㆍ공립대의 경우 기숙사 신청자 수는 13만6,236명이었지만 수용가능 인원은 8만6,584명(63.6%)에 그쳤다. 사립대도 신청자 33만1,792명 가운데 24만5,350명(73.9%)만 수용 가능했다. 신청자 중 14만명 가량이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한 채 개인적으로 주거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먼 거리를 통학하는 학생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없어서는 안 될 기본적 교육시설”이라며 “월세난도 가중되고 있는 만큼 각 대학은 기숙사 확충을 중차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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