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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슈퍼마켓 체인이 레스토랑까지 직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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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슈퍼마켓 체인이 레스토랑까지 직접한다

입력
2018.02.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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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사러온 독신세대ㆍ여성직장인층 안놔주겠다”

일본인들이 점심때 가볍게 먹는 소바 요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인들이 점심때 가볍게 먹는 소바 요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슈퍼마켓에서 직접 갓 만들어낸 요리를 내놓는 ‘구로사란토’라는 신종 음식문화가 일본에서 꿈틀대고 있다. 영어의 ‘grocery(식료품점)’와 ‘레스토랑’을 합친 신조어로, 레스토랑과 같은 고품질의 음식을 슈퍼마켓 안에서 제공하는 독특한 형태를 말한다.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경쟁 음식업종이나 온라인주문보다 한발 앞서 고객을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바쁜 직장인과 슈퍼를 찾는 여성 1인 가구를 겨냥한 것이다.

대형슈퍼체인인 이온리테일이 가장 빨리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고베(神戶)시 ‘이온스타일’의 지하1층 식료품 매장 옆에 260석의 시식공간을 마련했다. 쇼핑중이던 여성이나 회사원들이 좌석을 꽉 채우고 있다. 언뜻 보기엔 일반적인 푸드코트나 패스트푸드점 음식 같지만 메뉴를 보면 정육매장에서 판매하는 자체기획상품인 호주산 쇠고기를 활용하고 있다. 150g을 즉석에서 구워주는 등심스테이크가 스프와 샐러드, 라이스가 포함돼 런치메뉴로 1,580엔이다. 고객들은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수백엔은 더 비싸다”고 만족해한다. 식재료의 대부분이 바로 옆의 식료품매장에서 판매하는 것들이다. 재료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임대형 푸드코트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일본반찬협회가 조사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도시락, 반찬가게 등 이른바 ‘나카쇼쿠(中食)’시장규모는 지난해 첫 10조엔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하는 여성과 독신세대의 증가로 이쪽 수요가 급증하는 것이다. 나카쇼쿠는 외식이나 가정요리가 아닌 중간형태의 식문화를 말한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고급슈퍼체인 ‘세이조이시이(成城石井)’는 작년 9월 시작한 도쿄도(東京都) 조후(調布)시 매장에 ‘구로사란토’공간을 마련했다. 작년 6월에 젊은사원 7명을 미국의 고급슈퍼체인 ‘홀푸드마켓’에 파견, 사업노하우를 견학한 뒤 돌아와 구로사란토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간토(關東) 지방의 대표적 종합슈퍼마켓인 ‘야오코’도 사이타마(埼玉)현에 구로사란토 점포를 내달 개장한다. 즉석에서 주문받고 만드는 덮밥류나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특화된 매장이다. 일본 최대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도 산하의 슈퍼마켓 ‘요크마트’와 ‘이토요카도’를 통해 본격적으로 구로사란토에 뛰어든다. 이사카 류이치(井阪隆一) 사장은 “일본에는 아직 드문 미국식 구로사란토형 슈퍼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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