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

등록 : 2018.06.08 20:38
수정 : 2018.06.08 20:51

‘불화설’ 일축 정우영-손흥민 “민감한 시기, 사실 확인하고 기사 썼으면…”

해프닝으로 일단락

등록 : 2018.06.08 20:38
수정 : 2018.06.08 20:51

국가대표 손흥민(왼쪽)과 정우영이 8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에서 훈련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날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마치고 두 선수가 말 다툼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으나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레오강=연합뉴스

“우영이 형~ 우리 진짜로 싸우자!”(손흥민)

“아! 왜 이래 진짜~(웃음)”(정우영)

“어? 우영이 얼굴 빨개진다.”(고요한)

8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스테인베르크 슈타디온 풍경이다. 축구대표팀은 전날인 7일 볼리비아와 평가전(0-0) 직후 불거진 정우영(29ㆍ빗셀 고베)과 손흥민(26ㆍ토트넘)의 불화설로 홍역을 치렀다. 종료 휘슬 직후 손흥민이 지나가며 뭔가 말하자 정우영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항변하고 김영권(29ㆍ광저우)이 말리는 듯한 중계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곧바로 내부 분열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오해를 불러온 장면. 볼리비아전을 마치고 정우영(8번)이 손흥민(19번)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가운데 김영권(2번)이 있다. 인스브루크=연합뉴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프닝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다음 날 훈련장에 온 손흥민과 정우영은 다정하게 패스를 수 차례 주고받기 시작했다. 신태용(49) 감독과 차두리(38) 코치는 “(김)영권아, 너도 여기(정우영과 손흥민이 주고 받는 패스)에 참여해라”며 웃었다. 김영권이 본의 아니게 말리는 사람이 돼버린 걸 빗댄 농담이었다. 손흥민과 정우영은 일부러 두 손을 맞잡고 걸어 취재진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훈련이 끝난 뒤 정우영은 “왜 논란이 됐는지 모르겠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뜻한 대로 경기가 안 풀린 상황에서 웃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 마지막 프리킥 후 흥민이가 지나가며 ‘형, 좀 늦게 차주지’라고 말했다. 제 입 모양을 보고 추측들 하시니 정확히 말씀 드리면 ‘내가 차야 네가 스타트하는 줄 알았지’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손흥민도 “괜히 저 때문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진 것 같아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전혀 안 싸웠다. 싸우면 싸웠다고 말 한다. 거짓말해서 뭐 하겠나”라고 답답해했다. 김영권 역시 “흥민이가 뭐라고 하는지도 몰랐다. 우영이한테 수고했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정우영이 일부러 손을 잡는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오강=연합뉴스

이번 일은 지난 1일 전주에서 열린 보스니아(1-3 패) 평가전 도중 손흥민이 왼쪽 수비수 김민우(28ㆍ상주상무)에게 여러 차례 짜증스런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이 수 차례 중계 영상에 잡힌 것과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김민우가 여러 번 크로스 실수를 했지만 후배가 선배에게 하는 행동치고 조금 지나쳤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경기 중 선수들끼리 때로 얼굴을 붉히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나도 남아공월드컵(2010) 때 경기 중 후배들에게 인상 쓰고 쓴 소리도 했다. 중요한 건 왜 그렇게 하느냐다. 팀이 잘 되기 위해, 또 서로 더 잘 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도 “다들 승부욕이 있으니 충돌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경기 후다. 아까 (짜증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받아주면서 서로 존중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승부욕이 없다면 모를까 90분간 혈투를 벌인다. 그런 일(서로 이견이 있는)이 얼마든 생길 수 있지만 어제는 그런 상황도 아니었다. 중요한 시기에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기사 쓰시는 건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손흥민도 “주위에서 걱정이 되니까 그러시는 것 같다. 비판보다는 힘을 주시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레오강(오스트리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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