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텃밭 호남에 보수정당의 깃발을 꽂은 이정현(전남 순천ㆍ곡성)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예비후보자 세명과의 가상대결에서 모두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민주의 후보 단일화 및 야권 연대 여부에 따라 판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 의원은 더민주 현역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을 43.7% 대 24.7%로, 노관규 전 순천시장에게는 39% 대 34.2%, 서갑원 전 의원에게는 47.8% 대 24.2%로 각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사회조사본부장은 “현역 프리미엄에다 보선으로 당선된 이 의원이 짧은 기간이지만 호남지역에 상당한 예산을 끌어들인 점 등이 안정적 지지율의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도전자들에게 우위를 보인 이 의원이지만 노 전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는 4.8%포인트 차이로 추격당하며 접전을 벌였다. 특히 곡성에 비해 유권자 수가 훨씬 많은 순천에서는 선거구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곡성과 순천을 분리하는 방안이 선거구획정위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의원이 안심할 수만은 없는 대목이다.
결정적인 변수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지난해 7ㆍ30 재보선 이 의원의 당선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서 과잉 경쟁을 벌인 서 전 의원과 노 전 시장의 갈등 덕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에도 야권이 갈라진다면 이 의원은 또 한번 어부지리를 할 수 있다. 반면 야권 후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면 이 의원의 재선가도는 장담할 수 없다.
야권 후보들은 혼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턴매치를 벼르는 서 전 의원과 노 전 시장이 이번에도 도전장을 낸데 이어 순천토박이인 김 의원도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하고 지역을 다지는 중이다. 예비후보들에 대한 적합도에서는 노 전 시장이 30.9%로 가장 앞서고 있지만 김 의원(19.4%)과 서 전 의원(12.5%)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정당지지도도 더민주(28%)와 안철수신당(28.6%)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신당에서 후보를 내기라도 한다면 판세는 더욱 안개 속으로 빠질 수 있지만 대체로 이 의원에게는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전남 순천ㆍ곡성지역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유선전화 임의전화번호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의뢰자는 한국일보, 조사기관ㆍ단체명은 코리아리서치, 조사 일시는 1월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9%. 오차보정방법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15년 11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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