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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Tautology and Logic (반복 구문과 논리)

입력
2017.01.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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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Times같은 주요 일간지의 사설(editorial)은 대개 몇 백 단어로 쓰여진다. 논설문에서는 특히 같은 주제어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Education이 주제일 때 서론에서 이 단어를 썼다면 본론이나 결론에서는 되도록 다른 표현을 쓰는 것이 메시지의 전달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이와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 두 줄의 짧은 명문에서는 ‘A is A’, ‘A is B’같은 동의어 반복(tautology)이 효과가 더 높다. 엄마가 아들에게 ‘Boys are boys’라고 말하는 것은 그 어떤 표현보다도 동의어 반복의 전달 효과가 높다. ‘약속은 약속’(A promise is a promise)은 ‘You must keep the promise’보다 더 효과가 크다. 단순 반복은 항상 사실처럼 들린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 ‘It ain’t over til it’s over’는 ‘It is not over til it’s over’의 속어다. ‘끝나야 끝나는 것’은 뻔한 말이지만 논리적 결점이 없다.

‘A is A’의 대표적인 사례에는 ‘Enough is enough’(됐다,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표현이 있고 ‘Business is business’(일은 일, 공과 사 구별하자), ‘I am what I am’(나는 나다), ‘It is what it is’(다 그런 거지요) 등이 있다. ‘A is A’ 구문은 단순 반복의 효과가 크다. 이 구문은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War is war’처럼 ‘A is A’구조가 있고 ‘You either agree or disagree’ 같은 either A or B 구조도 있다. 조건절 형태의 ‘If I miss, I miss’, ‘If I fail, I fail’도 있다. ‘It says whatever it says’(뭐라고 쓰여 있든 쓰여진 것은 사실), ‘The ugly is ugly’(못생긴 사람은 못생긴 거다)같은 구문도 있다. 물론 이 문장들은 내용이나 형식에 연관성을 갖춰야 효과가 있다. 노래 가사로 쓰인 ‘I want to live while I am alive’, ‘Shout it out loud’가 대표적 예문이다.

그런데 잘못 사용하는 경우 역효과도 있다. 아들 Bush 대통령 때의 부통령 Dan Quayle은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의 위험을 안게 된다’(If we don’t succeed, we run the risk of failure)는 엉뚱한 말을 하여 당시 뉴스거리가 됐다. 아버지 Bush 대통령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어느 쪽이든 갈 수 있는 것’(The undecideds could go one way or another)같은 뻔한 얘기를 하여 웃음을 샀다. 이런 말은 ‘She is brave or she is not brave’, ‘I am my father’s son’ 같은 문장과 같으며 그 의미가 맹탕이다. ‘Wherever you go, there you are’(어딜 가든 거기 있네요)도 당연한 말을 반복한 경우다. 동의어 반복의 허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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