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7.25 14:35
수정 : 2017.07.25 14:35

[애니북스토리] 맹견은 없다


등록 : 2017.07.25 14:35
수정 : 2017.07.25 14:35

미국 터프츠 대학 니콜라스 도드만 수의학 박사는 “줄의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개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픽사베이 CC0 제공

친구가 우리 출판사 책 덕분에 가족 모임에서 큰 웃음이 터졌다고 했다. 무거운 동물문제에 관한 책만 내고 있어서 의아했다.

무슨 책이지? 친구의 딸이 동물을 좋아한다 길래 책을 몇 권 챙겨줬는데 그 중 개의 교육법에 관한 책의 표지에 실린 문장을 딸이 가족 모임에서 읽어준 모양이다.

웃음이 빵 터졌다는 문장이다. ‘문제 반려견 뒤에는 반드시 문제 반려인이 있다’

이게 왜 웃기지? 일반인에게 개 문제는 사소하고 가벼운데 작정하고 진지하게 만든 문장이 폭소를 유발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개 교육, 다시 말해서 개를 키우는 사람에 대한 교육은 가볍고 사소하지 않다.

당장 요 며칠 개에 물린 사고 소식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목줄 풀린 개에게 물린 초등학생, 개를 껴안다가 물린 여성, 키우던 개에게 물려 죽었다는 노인 등.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묶여 있던 진돗개가 풀리면서 동네 주민 2명을 물었다는 기사가 떴다. 개에 물리는 사고는 2016년 2,100여 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약 6건 가까이 된다.

사고를 전하는 여러 기사의 결론은 두 가지 방향에 맞춰져 있다. 개 관리에 소홀한 개 주인에 관한 법적 책임과 공격성이 강한 견종에 대한 제재. 개 관리에 소홀한 주인에 대한 지적은 맞다. 나도 사람이 커다란 개에게 질질 끌려 다닐 때면 무섭고, 저 정도면 분명 집에서도 문제가 있을 텐데 왜 교육을 시키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개 주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의무교육 규정 등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개와 함께 잘 살려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성숙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서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 무슨 일이건 사후 처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글의 시작에서 언급된 책은 <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이다. 저자인 잰 페넬은 개를 교육시키지 않고 애정만 주는 것은 개를 망치는 잘못된 사랑이라고 말한다. 교육이야말로 개를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사람을 물어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개들에게 교육을 통해 삶을 되돌려주는 활동을 한다. 주인의 친구를 물어서 안락사 명령이 내려진 아키타 종 딜랜. 딜랜이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서 저자는 딜랜이 아닌 주인을 강하게 교육하고, 마침내 딜랜은 살아남는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기사의 제목 ‘사람 잡는 맹견’. 하지만 대형견이 모두 맹견은 아니다. 특정 견종을 못 키우게 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그보다는 개가 공격성을 띄지 않도록 환경을 만드는 법과 문화가 중요하다. 사실 견종은 죄가 없다. 핏불, 로트와일러 등이 위험하다고 키우는 것을 제한하는 나라도 있지만 어떤 견종이 더 위험하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아서 특정 견종 규제 법안은 늘 논란을 일으킨다. 실제로 핏불은 사람들이 제대로 교육 시키지 않고 키우고, 투견에 이용되면서 위험한 견종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핏불은 아이들과 잘 어울려서 ‘유모 개’라고 불리던 개다.

핏불, 로트와일러 등이 위험하다고 키우는 것을 제한하는 나라도 있지만 어떤 견종이 더 위험하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아서 특정 견종 규제 법안은 늘 논란을 일으킨다. 픽사베이 CC0 제공

개가 공격적으로 변하는 중요한 이유는 개를 교육 시키지 않고, 평생 외부에 묶어두는 등 제대로 된 환경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일어난 사건을 보면 묶여 있다가 줄이 풀린 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는 사람과 애정을 나누면서 함께 살아야 하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줄에 묶어서 집 밖에서 키우는 것은 일종의 학대이다. 아무리 사회성이 좋은 개라도 줄에 묶이면 공격성이 생기고 위험해 진다. 미국 터프츠 대학의 니콜라스 도드만 수의학 박사는 “줄의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개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줄에 묶인 개들은 사람을 물고, 어린아이를 공격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개를 줄에 묶어 키우는 것을 세계 100여 곳 이상의 도시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나운 개를 처벌하는 법 개정을 고민한다면 개를 외부에 묶어서 키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는 개뿐만 아니라 인간의 안전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다.

위험한 개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사람이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책임감 있게 개를 키우면 위험한 개는 사라진다. 개를 줄에 묶어서 키우거나 투견에 이용하는 등 개의 공격성을 높이는 것도 처벌해야 한다. 낯선 개에게는 다가가지 말고, 개를 만지고 싶다면 먼저 개의 주인에게 허락을 구하라는 등의 안전 교육도 해야 한다. 평범한 개를 맹견으로 만드는 사람과 사회를 교육시켜야 한다.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

참고한 책: <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 잰 페넬, 책공장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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