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02 19:00

겨울 가족여행 준비 중이라면 ‘여행 대장’ 정하세요


등록 : 2017.12.02 19:00

수은주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제주 한라산 탐방로에 첫눈이 쌓여 겨울 계절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뉴시스

일상을 벗어난 들뜬 여행에는 반갑잖은 양념도 있다. 시간은 빠듯하고 잘 모르고 때론 말도 잘 안 통하는 환경에서 일행끼리 요구와 기대가 부딪쳐 갈등하고 다투는 일이다.

‘함께 사는 식구들끼린데 뭘’하며 방심했다간 즐거운 여행이 파국으로 끝나는 수가 있다. 가족들끼리 맘 상하지 않고 여행을 다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갈등 요소는 여행 전 미리 조율하라

여행칼럼니스트 강미승씨는 우선 일상 생활과 여행은 차원이 다른 경험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이라도 여행지의 낯선 상황이 닥쳤을 때 작은 틀어짐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요소에 대해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 점검하고 어느 선까지 양해할 수 있을지를 미리 조율하는 게 좋다.

강씨가 꼽는 갈등 요소는 음식, 문화 취향, 사진 찍기, 보안, 돈 등이다. ▦‘현지 길거리 음식도 막 먹어보자’ VS ‘위생 때문에 아이들한테 아무 음식이나 먹일 수 없다’ ▦‘유명 도시에 가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한 곳 이상 들러야 한다’ VS ‘굳이 사람 많은 곳에 가서 몇 시간씩 줄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해야 하느냐’ ▦‘어딜 가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거나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한다’ VS ‘사진을 찍기 싫다’ ▦‘좀 위험해도 다른 나라 여행객들이 가보는 곳이라면 우리도 가자’ VS ‘최대한 안전한 곳만 찾아서 다니자’ ▦‘일단 각자 자유롭게 쓰고 나서 마지막에 똑같이 나누자’ VS ‘공동 경비는 최소화하고 각자 쓴 비용은 알아서 처리하자’는 식의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다. 어느 쪽인지를 미리 합의해 둔다면 여행지에서 갈등이 불거질 일이 크게 줄어든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행지의 최종 결정권자를 정해라

사전에 상의를 했다고 전혀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여행은 결국 낯선 공간에서 몸과 마음 모두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기에 현장 대응이 절반 이상이다. 때문에 돌발상황에서 현장을 리드할 ‘여행 대장’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 여행을 자주 다녀 봤거나 여행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정보를 습득한 사람이 맡는 게 제격이다.

여행칼럼니스트 박보람씨는 “일본이나 유럽에서 자유 여행을 할 경우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된다. 대중교통도 우리 대도시만큼 잘 갖춰져 있지 않아 갈아탈 때도 훨씬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이런 디테일을 아는 멤버가 다른 가족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면서 이동수단 등을 결정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일과 뒤 다 함께 평가하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그날 일정을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것 또한 필요한 과정이다. 부모와 두 차례 유럽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성창원(21)씨는 “저녁 먹으면서 하루 일정을 되돌아 보는 게 요긴했다. 어른들이 체력적으로 일정을 소화할 만했는지 파악해 다음날 일정을 짜는 데 반영해 갈등 소지를 없앴다”고 말했다.

박보람씨는 일정 변경이나 다니는 속도 등은 이런 평가를 통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여행을 몇 차례 다녀본 사람은 빨리 질러가곤 하는데, 해외 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가족은 당황스러울 수 있죠. 하루씩 다녀보고 의견을 나누며 차이를 맞춰가야 해요.”

불평 불만은 시간 차를 두고 하라

여행자들은 들뜬 만큼 피곤하고 예민하다. 평상시보다 쉽게 감동하고, 반대로 쉽게 지친다. 내 기분에 따라 “에이, 이건 아니지” “나는 싫어”라는 말을 툭 던졌다간 다른 가족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 수 있다.

강미승씨는 “한 사람이 늦어 일행 전체 일정이 지체되거나 식당에 가서 메뉴를 다 정했는데 한 사람만 죽어도 못 먹겠다고 하는 등 돌발 상황은 늘 있어요. 이럴 때 직설적으로 비판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말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요. 에둘러 표현하거나 시간 차를 두고 차분하게 얘기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여행 일정에 대한 불평 불만은 가장 피해야 할 일이다. “일정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은 일정을 짠 누군가를 상처받게 만드니까요.”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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