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8.24 06:31
수정 : 2017.08.24 08:47

해안ㆍ숲길ㆍ오름…늦여름 제주 걷기길 베스트3


원근씨 코스 좀 짜주세요-설문대할망 전설 깃든 돌문화공원도 강추

등록 : 2017.08.24 06:31
수정 : 2017.08.24 08:47

제주 최고의 에코 힐링 코스 사려니숲길

문의 : 늦여름 휴가로 제주도를 가려고 합니다. 요즘이 오히려 비행기 값도 싸고 숙박요금도 저렴하네요.

이제 날씨도 선선해져 한번 걸어볼까 합니다. 제주도에서 걷기 좋은 길 좀 알려주세요. 그리고 원근씨만의 제주도 여행 잘하는 비법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 네네~ 맞습니다. 제주도는 여름성수기 때면 해외여행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합니다. 아주 좋은 시기에 잘 택하신 거 같아요. 식당이나 관광지도 성수기에 비하면 한가하고, 물놀이도 아주 못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저도 다음주에 제주도를 다녀올까 하거든요.

돌문화공원…그리스신화보다 재미있는 설문대할망 이야기

제주도여행을 잘하는 비법이라…. 저는 주변 분들이 제주도에 간다고 하면 가장 먼저 ‘돌문화공원’을 추천합니다. 돌문화공원은 제주도의 생성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어요. 바닷가나 산속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돌들이 신비롭게 보입니다. 화산섬 제주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곳이란 것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줍니다. 뾰족하고 기이한 모양의 아아 용암, 평평한 모양의 파호이호이 용암 등 책에서만 보던 다양한 현무암의 생성과정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화산암이 가득한 돌문화공원

돌문화공원 표지석

조명으로 신비로움을 더한 전시물

제주의 탄생 설화 설문대할망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설문대할망은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신으로 바닷가에 있는 흙을 퍼다가 한라산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망이 걸을 때마다 나막신에서 떨어진 흙덩이가 오름이 되었다고 하네요. 성산일출봉을 빨래 바구니로 삼고 우도를 빨랫돌로 삼아 빨래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설문대할망의 죽음에 대한 2가지 전설도 흥미롭습니다. 설문대할망이 한발한발 넣으면서 제주도의 연못 깊이를 다 재어 봤대요. 큰 키만 믿고 자만하다 그만 물장오리란 곳에서 빠져서 죽었다는 전설이 있고요. 또 하나는 500명의 아들을 위해 매일 백록담에 솥을 걸고 죽을 끓였는데 한번 발을 헛디뎌 죽 솥에 빠져 죽었대요. 그 죽을 먹다가 엄마의 뼈를 발견한 막내 아들은 울면서 돌이 돼 차귀도가 되었고, 나머지 형들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돌이 돼 영실 499장군이 됐답니다.

돌문화공원에는 그리스신화보다 재미있는 설문대할망 이야기와 관련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1시간만 투자하면 세계 최고의 섬 제주도가 다시 한번 자랑스러워질 겁니다.

#걷기길 1, 자연사박물관 걷는 듯 대평포구~용머리해안

이제 제주도에서 걷기 좋은 길 3곳을 소개를 해드릴게요. 첫 번째는 해안가 길입니다. 제주 어느 해변이나 좋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서귀포 안덕면의 대평포구입니다. 올레9코스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박수기정을 거쳐서 화순해수욕장, 그리고 용머리해안까지 걸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대평포구~용머리해안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

화순해수욕장 용출수

해안에 가득한 기암괴석을 보면 자연사박물관에 온 듯하다

‘기정’은 제주말로 절벽을 뜻한다고 합니다. 거대한 용암이 서서히 흐르다가 굳어버린 절벽입니다. 지금은 그 위에 숲이 자라고 밭농사까지 짓고 있고요. 박수기정을 내려오면 안덕계곡을 지나 화순해수욕장입니다. 금모래해변인데 이곳에 민물이 용출되는 곳이 있어요. 돌로 테이블이랑 의자를 만들어서 발을 담근 채 앉아서 쉴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화순해수욕장에서 황우치해수욕장까지의 풍광도 뛰어납니다. 미국 그랜드캐니언과 흡사할 정도로 퇴적암들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 사이사이에는 화산탄이 박혀있습니다. 수 억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공사로 막아놓아 조금 아쉽네요. 걷기가 끝나는 용머리해안도 동물 발자국 화석 등이 발견된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곳입니다.

#걷기길 2, 최고의 에코 힐링 코스 사려니숲길.

다음은 제주도 최고의 숲, 구좌읍 교래리의 사려니숲길입니다. 사려니는 ‘살안’, 신성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숲길 코스는 물찻오름에서 사려니오름까지 15㎞인데, 현재 사려니오름은 입산이 금지된 상태라고 하네요. 그래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찻오름 입구에서 붉은오름 입구까지 약 10㎞인데 이 구간이 가장 좋습니다. 국내 최고의 산림욕 장소로도 명성이 높습니다.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로운 사려니숲길

컴컴한 수길에 피어난 수국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도시락이나 간식을 많이 준비해서 반나절 정도 숲에서 쉬다 오는 것입니다. 10㎞를 완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숲 안에 오래 머무는 기분으로 다녀오시면 좋습니다. 빽빽한 숲길은 험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정자나 벤치가 많아 걷다가 누웠다가 하며 푹 쉬다 올 수 있습니다. 거의 평지여서 누구든지 쉽게 걸을 수 있고요. 졸참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단풍, 때죽나무 등 천연림이 우거져있고, 인공으로 심은 삼나무와 편백도 많아 최적의 힐링 장소입니다.

#걷기길 3, 백록담보다 신비한 거문오름

마지막으로 추천해드릴 곳은 거문오름입니다. 거문오름은 제주도의 368개 오름 중에 가장 큰 오름입니다. 분화구가 백록담보다 커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귀한 곳이어서 하루 입장객을 450명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사전 예약이 필수고 매주 화요일은 휴식일입니다.

등산화나 운동화를 신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하이힐이나 키높이 신발도 안되고 우산, 스틱, 아이젠, 양산 등도 못 가지고 들어가요. 오름 안에 있는 나무나 흙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비가 30㎜ 이상 내려도 입산이 통제되고, 꼭 해설자와 동행해야 합니다.

거문오름 트레킹 코스

해설사가 동행해 트레킹이 더욱 알차다.

트레킹은 모두 3개 코스로 나뉩니다. 약 1시간이 걸리는 정상코스는 분화구 위에서만 둘러보게 되고, 분화구코스는 2시간30분이 소요돼 분화구안을 걷습니다. 전체코스는 약 3시간30분 정도 걸립니다.

분화구 안에 들어가면 화산탄과 용암 함몰구도 실제로 볼 수 있어요. 바닥에 발을 세게 디디면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밑이 비어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 폭발한 화산 용암이 만장굴과 당처물동굴 등을 거쳐 월정리 바다로 흘러내려갔다고 합니다. 거문오름은 가장 잘 보존해야 할 곳이고, 제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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