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21 16:00
수정 : 2017.06.21 16:00

‘마취해야 하던데…’ 반려견 스케일링 꼭 해야 할까


등록 : 2017.06.21 16:00
수정 : 2017.06.21 16:00

마취에 대한 불안감으로 반려동물의 스케일링을 주저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매일 이들 반려동물과 먹고 잔다고 볼 수 있다.

반려동물도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됐지만 사람과 달리 이들 동물은 평생 아이처럼 돌봄의 손길이 필요하다. 밥을 챙겨줘야 하고 목욕, 미용과 같은 위생 관리, 정기적인 산책과 같은 건강 관리가 필수다. 당연히 매일 양치질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 양치질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이가 떼쓰면서 거부하는데 부모가 강제로 양치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반려동물의 양치질은 이것보다 더욱 힘들다. 반려동물이 양치질을 거부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보호자와 반려동물 간 신뢰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쳐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양치하지 못하는 반려동물의 필연적인 결과는 심한 입 냄새와 치주질환이다. 2~3세 이상 반려동물의 70~80%가 치주질환을 앓고 있고, 심할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양치질을 매일 못 해준다면 치석을 제거하는 정기 스케일링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 하나가 스케일링이 필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선뜻 스케일링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는 반려인들이 많다. 비용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마취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스케일링을 주저하게 만든다. 하지만 스케일링도, 양치질도 제대로 하지 못한 반려동물은 젊은 나이에도 이빨이 흔들리거나 빠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 수 있다.

양치질을 매일 못해준다면 정기 스케일링으로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말로 반려동물에게 마취는 위험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우선 마취를 하기에 앞서 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질문을 통한 반려동물의 정보 수집, 혈액, 방사선,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장기의 상태를 확인한다. 나이가 많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 심장검진, 혈압측정, 호르몬 분석 등 추가 검사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숨어있던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가능성도 높다. 검사결과 문제가 없을 경우 마취를 진행하므로, 마취가 위험할 확률은 대단히 낮다.

스케일링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마취 전 수액 처치로 혈액순환과 소화를 돕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때 필요한 경우 항생제와 진통제를 처치한다.

마취는 주사 마취와 흡입 마취가 있다. 두 가지 마취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필자는 흡입 마취를 권장한다. 흡입마취는 주사 마취에 비해 안전하고 마취 회복이 빠르며, 흡입 마취를 위해 삽관한 기관 튜브가 스케일링 시 치석 조각이 기도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마취 과정에서는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반려동물의 마취 상태를 관찰해 만일의 상황에 대처한다.

마취 중에는 반려동물의 잇몸과 이빨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진료 차트를 작성한다. 검진 결과에 따라 치과 방사선 촬영, 치주 치료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보호자와 상의를 한다. 다른 문제가 없다면 구강 소독을 하고 스케일링을 진행한다. 스케일링이 마무리되면 이빨 표면의 미세한 스크래치 예방을 위해 불소를 도포하며 이빨 표면을 다듬는 ‘폴리싱’ 작업을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잇몸 상태와 잇몸과 이빨 사이 깊이를 측정한 후 차트에 기록한다.

스케일링 과정이 완료되면 기관 튜브를 제거하고 산소실에서 수액을 맞으면서 회복하게 된다. 회복 후에는 집에서의 구강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고 귀가하면 된다. 이렇게 마취 전 검사부터 스케일링 후 회복까지 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2~4시간 정도다.

구강검진은 3개월 마다, 정기 스케일링은 년1~2회를 추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같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으로 마취와 스케일링을 진행하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생길 위험은 낮다. 막연한 걱정으로 반려동물이 치주질환에 시달리는 상황을 맞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씹지 못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고통을 떠올려본다면 반려동물의 양치질과 스케일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강검진은 3개월마다, 정기 스케일링은 년 1~2회를 추천한다.

문재봉 수의사(이리온 동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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