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 기자

등록 : 2017.05.15 18:35
수정 : 2017.05.16 17:33

봉준호 "'옥자'는 매우 폭발력 있는 영화"


"칸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자신"

등록 : 2017.05.15 18:35
수정 : 2017.05.16 17:33

봉준호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최지이 인턴기자

영화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신작 ‘옥자’를 선보이는 봉준호(48) 감독이 오랜 만에 언론 앞에 섰다.

봉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책임자와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김우택 NEW 총괄대표 등과 함께 참석했다. 이날 ‘옥자’의 예고편 첫 공개와 함께 봉 감독의 영화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봉 감독은 먼저 ‘옥자’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된 것에 대해 “감독 입장에서 새 영화를 소개하는 데 칸영화제 만큼 영광되고 흥분되는 자리가 없을 것 같지만, 동시에 불타는 프라이팬에 오른 생선이 된 느낌”이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칸영화제에 세 번 초청됐으나 경쟁부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 감독의 의도와 달리 ‘옥자’는 칸영화제 개막도 하기 전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프랑스극장협회는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한 ‘옥자’와 ‘더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가 프랑스 법률을 위반했다며 두 영화의 경쟁부문 진출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극장 상영과 온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하는 넷플릭스의 영업 전략이 극장 상영 3년 후에야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프랑스 법률에 반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영화위원회는 넷플릭스가 두 영화의 프랑스 극장에서의 제한 상영을 위해 신청한 비자발급을 거부했다.

봉 감독은 프랑스영화계의 반발에 의연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넷플릭스와 ‘옥자’ 투자를 이야기할 때부터 한국 미국 영국에서 극장 개봉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협의를 마치고 (영화작업을) 시작했다”며 “(시나리오)작가이자 연출자인 저로서는 영화가 어떻게 유통·배급되느냐 보다는 창작의 자유와 최종 편집권 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작업을 할 때 100% 통제 권한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서도 영화를 만들 때 감독에게 모든 권한을 주는 일이 없다”며 “스티븐 스필버그 등 신에 가까운 분들이 아니면 어려운 조건이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예산 규모가 너무 크고, 내용이 너무 과감하고 독창적이어서 투자나 제작에 망설이는 회사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넷플릭스가 두 가지 위험에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줘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투자하고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사 플랜B엔터테인먼트 제작으로 만들어졌다. 넷플릭스는 내달 28일(한국 29일) 전세계에서 ‘옥자’를 공개하고, 한국에서는 29일 극장 개봉한다.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책임자는 “미국에서 정해진 지역의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고, 런던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봉 감독은 영화업계에서 위대한 아티스트”라며 “피트 등 플랜B 관계자들은 봉 감독을 팬으로 흠모해 한국에서 스토킹을 할 정도로 그와의 작업을 열망해왔다”고 말했다. 국내 배급을 맡은 김우택 NEW 총괄대표는 “상영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으로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들이 작은 소동이지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것 아니다”며 “스트리밍과 극장 모두 공존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최근 봤다는 1960년대 프랑스 영화를 언급하며 “그 영화에서 ‘시네마는 죽었어. TV가 나왔기 때문이야’라고 한다”며 “지금은 평화롭게 극장과 TV가 공존하고 있으니 칸영화제의 상황도 마음 편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날 기자 간담회 내내 ‘옥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영화가 개봉되지 않아서 배급방식이나 칸영화제만 주목 받는데, 이들 이슈 못지 않게 영화스토리 자체가 더 폭발적이고 많은 논쟁거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영화제의 수상에 대해선 “‘옥자’라는 영화가 경마장의 트랙에 올라가는 말처럼 경쟁의 레이스를 펼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수사여부는 모르겠지만 심사에 지친 심사위원들이 즐겁게 볼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고 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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