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10 14:00
수정 : 2017.11.10 18:03

[양효진의 동물과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 코끼리가 없는 동물원들


등록 : 2017.11.10 14:00
수정 : 2017.11.10 18:03

2005년, 미국 디트로이트동물원은 코끼리의 건강을 위해 윙키(왼쪽)와 완다(오른쪽)를 공연동물복지협회(PAWS)의 보호구역으로 보냈다. 디트로이트동물원 홈페이지 캡처

동물원에 갈 때마다 해당 지역의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코끼리는 몇 마리나 있는지, 내실은 어떤지 살펴보곤 한다.

코끼리는 따뜻한 기후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코끼리는 무리를 지어 사는 사회적 동물이며 긴 거리를 이동한다. 야생 코끼리는 하루에 18시간 동안 놀고, 먹이를 찾아 다니고, 물에서 목욕을 한다. 춥고 좁은 시멘트 바닥 내실에서 오랫동안 지내는 코끼리는 운동량이 적어 발이나 관절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도 생겨 정형행동을 하고 사육사를 공격하기도 한다.

미국 국립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은 넓은 내실(왼쪽)과 안전한 훈련벽(오른쪽)으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 국립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은 푹신한 흙이 있는 넓은 내실을 만들었다. 사육사가 직접 코끼리 있는 곳에 들어가 훈련하던 위험한 방식도 바꿔 코끼리와 사육사 사이에 훈련벽을 두고 훈련한다. 이런 방법으로 세심하게 코끼리들의 건강을 관리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여러 동물원에서 이에 따른 변화들을 목격했다.

1991년 미국 새크라멘토 동물원은 부적절한 환경에 홀로 있던 아시아코끼리 윙키를 디트로이트 동물원으로 보냈다. 14년 후 디트로이트동물원은 윙키와 다른 코끼리 완다를 다시 공연동물복지협회(PAWS)의 보호구역으로 보냈다. 디트로이트동물원이 1998년에 코끼리 전시장을 확장했지만 6개월이나 지속 되는 추운 겨울이 코끼리에게 해로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내보내기로 결정한 론 케이건 디트로이트동물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코끼리들을 더 빨리 옮겼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동물 복지를 이유로 코끼리 전시를 포기한 대표적 사례다. 요즘은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 에든버러 동물원은 1998년 ‘코끼리를 가두어 놓으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코끼리를 데리고 있지 않기로 결정했다. 런던동물원도 2001년 코끼리 사육사가 죽자 코끼리 세 마리를 더 넓은 공간이 있는 휩스네이드 야생공원으로 보냈다. 캐나다 토론토 동물원, 아르헨티나의 멘도자 동물원의 코끼리들도 보호구역으로 이송됐다.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 있는 아시아코끼리에 대한 교육공간의 모습이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 종과 개체 수는 분명 예전보다 줄고 있다. 예전에는 많은 동물을 보유하는 것이 동물원의 자랑이었지만 요즘은 동물원이 얼마나 수준 높은 전시와 교육, 그리고 멸종 위기 종을 위한 보전 활동을 하는지를 주목한다. 동물원들도 시대에 발맞춰 동물을 위해 환경을 개선하고 있으며 불가능하면 해당 종을 아예 전시하지 않거나 다른 종으로 바꾼다. 코끼리는 이런 동물원 변화의 중심이다.

미국 마이애미 동물원은 코끼리의 사회성을 위해 미국 동물원수족관협회의 기준에 따라 최소 암컷 3마리가 무리를 이루어 살도록 한다.

글ㆍ사진 양효진 수의사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동물원 큐레이터로 일하고, 오래 전부터 꿈꾸던 '전세계 동물 만나기 프로젝트'를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시작했다. 동물원, 자연사박물관, 자연보호구역, 수족관, 농장 등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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