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4 06:00
수정 : 2017.05.04 06:00

여름에는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4


뿌리다와 탕탕의 지금은 여행 중(70)

등록 : 2017.05.04 06:00
수정 : 2017.05.04 06:00

다가오는 6~8월, 이 곳에 간다면 홀로 벽을 보며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수박 먹고 싶다….’ 여름은 여행자에게 달콤한 고문을 주는 시기다. 휴가와 방학으로 시간은 되는데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

유럽과 아시아권의 알만한 여행지라면 사람은 우글거리고 태양은 구워 삼킬 기세고. 불쾌지수를 감당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성수기 항공권 비용까지 떠안아야 한다. 비용은 논외로 하고 환경만 따진다면 대체로 유럽은 황금기, 아시아는 우기에 해당한다. ‘가까우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아시아를 택하기 전, 냉수 한 잔을 벌컥 마실 것. 그 휴가, 결코 ‘판타스틱’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네가 정녕 에메랄드 폭포더냐, 라오스 루앙프라방

상상(왼쪽)과 달리 꽝시폭포의 현실은 약한 강도의 ‘○물’. 비까지 겹치면, 옥색 빛깔의 옥(玉)자도 볼 수 없다.

‘꽃보다 청춘’, ‘뭉쳐야 뜬다’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여행을 부채질했던 루앙프라방. 덕분에 ‘꽝시 폭포에서의 물놀이’가 하나의 미션처럼 통용된다. 라오스로 여행 계획을 잡았다면 누구나 꽝시 폭포를 상상할 것이다. 자연이 만든 다단계 암벽 사이로 퍼붓는 폭포수의 절경과 지난 과오까지도 씻겨줄 그 청초한 물빛을! 라오스 우기(5~10월)의 최전선에 진입한 여름, 그 에메랄드 빛 폭포는 기꺼이 ‘○물’이 된다. ‘라오스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추천서에 ‘우기 땐 재고’란 경고 문구를 꼭 붙여야만 한다.

내 몸의 수분이 지나치게 넘칠 곳, 인도 뭄바이

전세계에서 비를 ‘애정’하기로 유명한 나라, 바로 인도다. 한 해 내릴 법한 비가 6~8월에 걸쳐 매몰차게 퍼붓는다. 종일 내린 비로 거리는 정체 모를 쓰레기와 오염 물질이 둥둥 떠다니는 물바다. 더위도 꺾일 리 없고, 간헐적인 속옷 빨래도 마를 길 없다. 비와 함께 ‘멜랑콜리한’ 추억을 남기기엔 이동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저지대에 사는 빈민층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비극이 종종 일어난다.

‘역대급’ 물 때깔 다 어디 갔어, 태국 푸껫

우비 아래로 카메라를 보호하며 촬영, 에메랄드 빛 바다는 다 어디로 도망갔어! 팡아만의 제임스본드섬.

때로 감전의 위험은 없을지, 심리적으로도 위축된다.

여름 여행지와 집 나가면 고생이란 문장은 동의어다. 섬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필리핀 세부와 더불어 자칫 한국으로 오인(!)할 소지도 있는 태국의 푸껫. 극성수기 몸살을 앓는 이곳의 우기(5~10월)는 다소 양호한 편이다. 무시무시하게 비를 퍼붓다가 새침하게 개었다가, 새파란 하늘에서 소나기가 후두둑,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날을 맞이하듯 하늘이 참 변덕스럽다. 태풍의 영향권만 아니라면, 우기에도 맑은 날을 보는 천운도 따르는 편. 단, 파도가 드세고 물 때깔은 곱지 않다. 쨍쨍한 태양에 응해 빛의 진주를 만들어내는 바다 삼매경은 포기해야 한다.

당신의 건강에 빨간 등이 켜졌습니다, 상하이ㆍ홍콩

홍콩은 밤을 위해 태어난 도시 같다.

뉴욕 맨해튼과 견줄 법한 상하이의 야경. 제대로 된 한 컷을 건지기 위해 눈덩이에 땀이 찬다.

미세먼지의 왕국에서 여름은 더욱 잔혹하다. 덥고 습하고 비까지 오는, 최악의 날씨가 전면에서 기다린다. 지난해 끔찍한 폭염주의보 속에 상하이의 기온은 섭씨 40도가 넘었다. ‘동방의 맨해튼’ 같은 두 도시로 휴가 간다면 절임 신세로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찐득찐득한 사우나에서 야경을 감상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에어컨 바람 맞으며 실내 쇼핑만 하기엔 그 화려함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강미승 여행 칼럼니스트 frideameetssom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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