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주 기자

등록 : 2017.04.19 14:00
수정 : 2017.04.27 03:38

2012년엔 네거티브 일색… 2017년 확 바뀐 ‘문재인 송’


[선거로고송 대전] ① 문재인 편

등록 : 2017.04.19 14:00
수정 : 2017.04.27 03:38

5ㆍ9 장미대선을 위한 선거유세의 막이 오르면서 각 당 후보들이 앞다퉈 선거로고송(이하 선거송)을 내놓고 있다.

선거송은 후보자를 홍보하는 수단 중 하나로, 일반적으론 대중에게 친숙한 기존 노래의 가사만 후보자에 맞게 개사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에 큰 관심이 없는 대중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인 만큼, 후보자들이 선거유세 시작 전후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다.

그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일까. 지난 2012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누구보다 발 빠르게 선거송과 함께 관련 영상을 선보였다. 다른 후보들도 선거송은 이미 내놓았지만, 영상은 아직 제작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 후보 측이 이번 대선을 준비하며 선정한 선거송은 총 12개. 그 중 현재 영상으로 제작된 것은 5곡이다. 2012년에는 17곡 중 12곡의 영상을 제작했다. 문 후보의 올해 선거송 영상은 개수 외에도 여러 면에서 2012년과 차이를 보인다.

세대별 겨냥 확실한 2017년

영상으로 제작된 문 후보의 이번 선거송은 가사와 영상 속 자막 등에서 세대별 겨냥이 비교적 뚜렷하다. 정책 또한 예전보다 훨씬 강조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트와이스의 'Cheer up'을 개사해 만든 선거송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2030세대를 겨냥한 트와이스의 ‘Cheer up’은 영상 시작부분에 주요 공약을 먼저 펼쳐 보인다. 이어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특히 높았던 광화문 집회 현장과 세월호 사진을 연달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상대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가사에는 “매일 보는 뉴스들. 정의 없는 세상. 네거티브 거짓말에 실망하긴 싫어” 등의 내용을 넣었다. 또 “투표해봐 우리 투표하자” “투표를 안 한다면 샤샤샤 (shy shy shy)”라며 자신의 든든한 지지기반으로 거듭나고 있는 2030의 적극적인 한 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홍진영의 '엄지척'을 개사해 만든 선거송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홍진영의 ‘엄지척’으론 3040세대를 노렸다. 노후에 대한 걱정이 많고 부모 부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세대인 만큼 ‘노인기초노령연금 30만원’ ‘치매국가 책임제’ 등의 자막을 영상에 넣어 강조했고, 가사에선 문 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했다. “자상하고 다정다감해.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쳐요” “평범하고 편안한 속이 깊은 문재인. 사람 냄새가 풍겨서 좋아요. 성실하고 진실한 믿음직한 문재인” 등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나미의 '영원한 친구'를 개사해 만든 선거송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나미의 ‘영원한 친구’를 개사한 선거송은 4050세대의 표심을 겨냥했다.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올 수 있게 어려운 정책 설명 등은 다 뺐다. 대신 ‘문재인 1번’을 무한 반복하며 강조했다. 노래 자체도 3분을 훌쩍 넘는 다른 노래들에 비해 2분53초로 짧은 편이다.

세대구분ㆍ정책 보단 ‘네거티브’ 앞세웠던 2012년

2012년 대선 때도 MC몽의 ‘서커스’(2030), 이문세의 ‘붉은 노을’(4050) 등으로 노래선정에선 세대구분이 있긴 했지만, 가사ㆍ영상 등 내용 측면에선 이 같은 구분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또 당시 선거는 문재인 대 박근혜의 양강구도로 진행됐던 만큼, 가사에서 상대편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2012년 MC몽의 '서커스'를 개사해 만든 선거송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MC몽의 ‘서커스’를 개사한 선거송에선 박근혜 후보를 ‘수첩공주’라 칭하며 “수첩공주에 뭘 더 바라니. 5년을 또다시 힘들 순 없잖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명 공주님. 그 아버지는 독재자지. 유신시대 왕이지. 반대하면 가뒀지. 문재인 그때부터 정의 위해 싸웠지. 한 번도 거짓들과 손을 잡지 않았지”라며 박근혜 후보의 약점을 발판 삼아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홍보는 전혀 없다. 가사에서 “일자리 문제 문재인이 풀어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문재인이 전문가”라고 했지만, 관련 공약은 가사뿐만 아니라 영상 자막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2012년 이문세의 '붉은 노을'를 개사해 만든 선거송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개사한 선거송도 “텅빈 장바구니 바라보면 국밥 먹던 MB 생각이나. 화가 또 나네. 이번에는 대통령 제대로 뽑아요”로 시작하며 박근혜와 같은 당 출신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조차 “경제를 살릴 사람 2번 문재인 대통령 만들어봐요”라고 하면서도 관련 공약이나 정책은 내세우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2012년 캐롤 '징글벨'을 개사해 만든 선거송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네거티브나 연령 등과 별개로 2012년에는 계절적인 특성상 ‘징글벨’을 개사해 만든 선거송도 있었다. 누가 들어도 금방 따라 부르기 쉽도록 1분29초 분량으로 짧고 간결하게 만들어졌다. 가사도 “국민의 걱정 날려줄 후보 2번 문재인 찍어주세요”를 조금씩 변형해 반복하는 정도다.

한 편의 ‘뮤직드라마’ vs 영상 짜깁기

2012년 선거송 영상이 정책을 드러내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영상미나 영상의 완성도에선 올해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문 후보 측이 제작한 올해 선거송 영상은 앞에서 나오듯 기존에 유세 등을 하며 촬영했던 영상이나 사진들을 이어 만든 것이 대부분인 반면, 2012년에는 가사에 맞는 영상을 새롭게 촬영하는 등으로 제작해 한 편의 ‘뮤직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지난 대선 때보다 상대적으로 준비기간이 부족한 이번 대선의 촉박함이 선거송 영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셈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2012년 제작한 선거송 '다시 시작해'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문 후보가 2012년 선거송 영상으로 제작했던 ‘다시 시작해’가 대표적이다. 이 영상은 기존 영상의 짜깁기가 아닌 새롭게 촬영된 것이다. 특이한 점은 노래 가사와 영상에 ‘문재인’ ‘기호 2번’(당시 문 후보의 기호) 등 문 후보와 관련된 것이 하나도 들어가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신 “모두의 꿈은 달라도, 모두 공감할 미래” “새롭게 시작한 미래. 우리가 살아갈 미래” 등의 가사를 통해 문 후보가 만들어갈 세상에 대한 비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2012년 안도현, 김형석의 도움을 받아 직접 제작한 선거송 '사람이 웃는다'의 영상 캡처화면.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기존 노래를 개사하지 않고, 작사·작곡부터 아예 새롭게 제작한 곡도 있다. 2012년 문 후보의 선거송이었던 ‘사람이 웃는다’는 안도현 작사, 김형석 작곡으로 만들어진 문재인 맞춤형 노래다. 이 노래는 “새로운 시대”에 “다섯 개의 문”이 있다며 “일자리 혁명의 문” “복지국가의 문” “경제민주화의 문” “새로운 정치의 문” “평화와 공존의 문” 등을 제시한다. 당시 문 후보의 선거송 중 그의 비전이나 정책을 가장 뚜렷하게 잘 보여준 영상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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