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7.17 14:00
수정 : 2017.07.18 15:37

반려동물 친화적인 ‘제주’로 혼저옵서예


등록 : 2017.07.17 14:00
수정 : 2017.07.18 15:37

[반려견 '싱키'와 전국일주] ② 완도에서 제주, 우도까지

완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를 거쳐 우도로 건너간 비숑프리제 종 싱키와 소승현, 전천우 부부. 제주도에는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는 관광지와 즐길 거리가 많다.

땅끝마을에서부터 건너간 완도의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지도를 펼쳤다.

다도해에 왔으니 섬 한군데 정도는 가보고 싶어 도로가 아닌 뱃길을 찾아봤다. 제주도까지 1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서 제주도를 가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탈 배는 완도발 제주행 쾌속선인 ‘블루나래호.' 반려동물을 동반 할 경우 무게제한이나 추가요금 없이 운송용기(케이지)만 있으면 승선이 가능하다. 탑승 후에도 반려견을 케이지 안에만 둬야 하는 비행기와는 달리 배 안에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어 더욱 편하다.

하지만 여행에 들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뱃멀미다. 제주도로 가는 동안 파도가 너무 높은 나머지 우리 부부는 정신 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다행히 싱키는 멀미를 하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갑판에 나가 바람을 쐬며 기분전환을 시켰다. 배는 심하게 흔들리기 때문에 멀미가 심한 반려동물의 경우 수의사와 상담 후 멀미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싱키보다 멀미약이 절실했던 우리는 구사일생으로 제주에 도착해 감격의 첫발을 내디뎠다.

반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기로 계획한 후 첫 장소로 선택한 곳은 애월읍에 위치한 한담해안산책로였다. 배를 타느라 고생한 싱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까만 화산암으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제주의 냄새를 마음껏 맡게 했다. 우리 부부도 에메랄드 빛 바다에 감탄하며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제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은 산책로의 입구를 지나 인적이 뜸한 곳으로 걸어가니 길 위에서 쉬고 있던 바다벌레들이 제각기 흩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한 나와 달리 싱키는 그저 신기했는지 도망가는 벌레들을 잡아보려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호기심 가득한 싱키가 그 벌레를 잡아 입에 넣기 전에 재빨리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해변이 넓은 협재해수욕장에선 다른 이용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도 반려견과 함께 맘껏 뛰놀 수 있었다.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돌아다녀보니 테라스가 있는 식당과 카페가 많아 반려견과 함께 앉아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여행하는 동안 싱키와 함께 갈 수 있는 식당은 한 손에 꼽을 정도라 대부분 포장을 해 차 안이나 숙소에서 먹었는데, 제주도에서는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해 먹는다는 호사도 누릴 수 있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싱키가 좋아하는 물놀이를 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곽지해수욕장으로 갔지만, 도착과 동시에 '반려동물 출입금지' 팻말을 봤다. 결국 발 한 번 딛지 못하고 협재해수욕장으로 갔는데 오히려 목적지를 바꾸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었다. 해변이 넓은 덕에 우리 셋만의 공간을 찾을 수 있었고, 다른 이용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마음껏 뛰놀았다. 특히 썰물 때는 곳곳에 얕은 물웅덩이가 생겨 천혜의 강아지 수영장이 됐다. 싱키도 발을 담그고 첨벙첨벙 물놀이하다가 서서히 깊어지는 물에서 자연스럽게 수영을 즐겼다. 꽤 넓은 물웅덩이를 가로질러 건너편 바위까지 헤엄쳐 가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협재 근처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해수욕장 앞에 넓게 자리하고 있는 한림공원으로 아침 산책을 하러 갔다. 싱키는 어제 수영의 여파로 좀 더 쉬고 싶었는지 귀찮다는 듯 터벅터벅 걷더니 이내 산책하기 좋은 공원인 걸 알고는 신이 나서 돌아다녔다. 약 33만㎡에 달하는 이 드넓은 공원은 구역별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어 지루할 틈 없이 구경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6월에는 철쭉원과 수국동산도 개장해 볼 거리가 더 많았다. 처음으로 싱키와 함께 동굴에도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이 안에서 짖었다가는 구경 중인 사람들이 모두 소스라치게 놀랄 것 같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동굴을 빠져 나왔다.

셀프 웨딩 촬영장소로 유명한 수목원 카멜리아힐도 반려견 동반이 가능했다. 입구에서부터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잘 꾸며져 있어 우리의 '인생샷'은 물론 싱키의 '견생샷'도 찍을 수 있었다. 카메라를 들면 알아서 포즈를 취하는 싱키 덕에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동안 싱키가 지루해하기는 했지만,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라 큰 무리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한림공원은 반려견과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다. 한림공원은 목줄을 한 반려견과 함께 입장할 수 있다.

외돌개, 쇠소깍, 섭지코지 등 함께 갈 수 있는 자연명소도 많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멋진 경관을 돌아보고 나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진드기다. 우리도 싱키의 털 위를 기어 다니고 있는 진드기를 잡은 적도 많고, 겨드랑이에 네 마리나 붙은 진드기를 떼느라 애먹은 적도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품은 곳이다 보니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진드기가 붙을 수 있어 몸 구석구석을 꼭 살펴봐야 한다.

성산항에서 1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우도 역시 반려견과 함께 가보기 좋은 곳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겼던 것도, 우도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섬을 한 눈에 담았던 것도 싱키와 함께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제주도의 해변은 모두 아름답고 놀기 좋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곳은 함덕서우봉해변이었다. 해수욕장 바로 옆으로 넓은 공원이 자리 잡고 있고 서우봉을 올라가는 길을 따라 산책하기도 좋아 반려견과 함께 온 사람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는 '멘도롱장'이라는 벼룩시장도 열리는데 싱키에게 사주고 싶은 아기자기한 강아지 용품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가 제주도에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다른 지역들에 비해 반려견과 갈 수 있는 관광지, 식당, 카페, 숙소가 많다는 것이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배변을 안치우는 등 펫티켓(펫과 에티켓의 합성어)이 부족한 견주들의 행동으로 인해 방침을 바꿔 동반 금지가 된 곳도 종종 있었다. 어느 지역에서든 성숙한 반려 문화를 통해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없어지길, 반려견과 함께 가기 좋은 여행지들이 점점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여행코스: 완도-제주도-우도

글∙사진=소승현, 전천우(sh1ngk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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