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기자

등록 : 2017.10.11 16:46
수정 : 2017.10.11 18:44

“박원순 시장은 큰돌고래 ‘태지’에 대한 책임 다해야”


등록 : 2017.10.11 16:46
수정 : 2017.10.11 18:44

동물단체들, 11일 기자회견 열고 ‘퍼시픽랜드 위탁 기간 연장’요구

동물보호단체들은 11일 서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퍼시픽랜드에 있는 큰돌고래 태지의 위탁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왼쪽). 큰돌고래 태지는 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방류되지 못한 채 퍼시픽랜드 수조 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웨어 제공, 한국일보 자료사진

큰돌고래 ‘태지’의 운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말이면 서울시가 5개월 한정으로 제주 퍼시픽랜드에 태지를 위탁하기로 한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를 방류하면서 홀로 남겨진 태지를 지난 6월 20일부터 위탁을 자처한 퍼시픽랜드에 맡겼다. 지금부터 이변이 없으면 태지는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되며, 그곳의 네 마리 돌고래와 마찬가지로 쇼돌고래 살아가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동물보호단체들이 서울시 측에 퍼시픽랜드의 위탁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핫핑크돌핀스, 어웨어,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카라 등이 주축으로 구성된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 시민위원회는 11일 서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공적인 돌고래 야생방류로 전 세계에 생태선진 도시라는 위상을 떨친 서울시가 퍼시픽랜드로 태지를 떠넘기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며 “서울시는 태지의 위탁사육 기간을 연장하고 돌고래 자연보호소인 바다쉼터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퍼시픽랜드에는 현재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큰돌고래 아랑이,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 혼종 똘이와 바다 등 네 마리의 돌고래들이 높이뛰기, 소리내기, 음악에 맞춰 춤추기 등의 묘기를 부리며 하루 네 번의 쇼에 동원되고 있다. 이 중 두 마리는 두 명의 사육사들과 함께 수중 쇼를 하고 있으며 돌고래들은 모두 특별한 안전 장치 없이 사람들과 사진촬영도 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2013년 제돌이와 삼팔이, 춘삼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낸 데 이어 2015년 태산이와 복순이, 지난 7월 금등이와 대포를 방류하면서 책임감 있고 선진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태지가 결국 쇼돌고래로 살아가야 한다면 그동안 ‘돌고래 프리’를 위한 서울시의 노력이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은 위탁기간이 남아있고,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기간 연장을 위해선 계약 변동에 대한 쌍방간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11일 서울시에 큰돌고래 태지의 위탁기간을 연장하고, 바다쉼터 건립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민원서를 제출했다. 어웨어 제공

동물보호단체들은 먼저 위탁기간을 연장한 이후 해양수산부, 환경부와 함께 바다쉼터 건립을 위한 방안 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지난 5개월간 해수부에도 바다쉼터 건립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바다쉼터를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논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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