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03 11:00

1년에 단 하루...백록담 일출과 한라산의 속앓이


강정효의 이미지 제주(26)

등록 : 2017.01.03 11:00

2017년 새해가 열렸다. 많은 이들이 새해 첫날의 아침 해를 보면서 새 희망을 염원하곤 한다.

1년 365일 해는 뜨건만, 1월 1일의 아침 태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유명 해맞이 명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백록담 분화구 안으로 번지는 빛. 1년에 단 하루, 1월 1일 아침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강정효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곳이 한라산 백록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맞이하는 해맞이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도 새해 첫날이 아니면 이곳에서 일출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한라산에서 야간산행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다. 새해 해맞이를 위한 야간산행만 허용되고 1월 1일이 아니면 백록담의 일출광경을 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이날은 수많은 등산객들이 백록담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몰린다.

원칙적으로 한라산 산행은 일출 이후부터 일몰 이전까지다. 때문에 등산시작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아침에 등산로 개방시간도 제한을 두지만, 백록담이나 윗세오름 등 목적지까지 다녀오는 소요시간을 감안해서 통제 시간도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백록담으로 갈 수 있는 성판악등산로의 경우 12시 이전에 진달래밭대피소를 통과해야만 백록담으로 오를 수 있다. 산행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안전사고 우려 때문이다.

과거에는 환경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백록담 산행 자체를 금지하기도 했었다. 이른바 휴식년제다. 1986년 4월까지 백록담에 오른 등산객들 대부분이 윗세오름에서 서북벽을 통해 산행에 나섰다. 하지만 서북벽의 붕괴가 심해지면서 안전사고의 우려 때문에 남벽으로 새롭게 등산로를 개설, 산행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남벽마저 훼손이 심해지자 1994년 7월을 기해 통제하기에 이른다.

백록담 동릉 일출 ⓒ강정효

백록담 동릉 일출 ⓒ강정효

백록담 동릉 일출 ⓒ강정효

만세동산에서 보는 백록담 일출 ⓒ강정효

이후 성판악코스를 이용한 백록담 동릉 구간만 허용하다가 이마저도 훼손 문제가 대두되자 1997년부터 2003년까지 휴식년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는 겨울철 적설기에만 백록담 등반을 허용하기도 했다. 겨울철 눈길을 걷는 것이기에 그나마 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성판악과 관음사코스를 이용해 백록담에 오르는 등산로가 자리 잡은 것은 2003년 이후의 일이다. 등산로 정비가 완료되고 훼손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연중 허용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한라산은 또다시 훼손의 우려 속에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연간 130만 명 이상이 산행에 나서서 항상 훼손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한라산 입장료로 2만원 징수하자는 의견이 대두돼 찬반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연자원의 경우 적정수용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적정수용력이란 목초지에서 일정한 생산력을 유지하면서 목축할 수 있는 최대 가축 사육 수를 구하기 위한 개념에서 시작돼 지금은 ‘인간이 자연의 특성을 파괴하지 않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자연에 개입해도 되는지’를 산출하는 의미로 쓰는 말이다 한마디로 지속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이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라산은 민족의 영산이고, 백록담은 그러한 한라산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뿐만 아니라 한라산은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세계인의 보물이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로서는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백록담에서 보는 일출도 좋지만, 멀리서 백록담을 끼고 떠오르는 태양도 장엄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리목등산로 만세동산에서 보는 백록담 일출은 또 다른 멋이 있다. 이용객의 분산을 통한 혼잡 방지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얘기다. 그 전에 정상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그 과정을 중시하는 인식이 먼저 전제돼야 하겠지만.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hallasan19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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