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은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징크스 3개를 한꺼번에 깼다.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했지만 내리 6연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서 첫 경기에서 진 팀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기록을 갈아엎었다. 더불어 5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유럽과 남미 팀의 교차 우승과 유럽 팀의 유럽 안방 우승 전통도 없앴다.
▦ 저력의 무적함대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펠레의 저주’에 울고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부터 우승팀을 제대로 맞춰본 적이 없는 ‘축구황제’ 펠레의 형편없는 예측은 저주 수준에 이르렀는데, 스페인이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1대5로 대패하면서 희생양이 됐다. 펠레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우승 자격이 있는 팀으로 브라질, 스페인, 독일을 꼽았다. 무적함대가 전 대회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할 법도 없지만 KBS 해설위원인 이영표의 스페인 몰락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다. 황금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타플레이어 웨인 루니는 프리미어리그 최연소(16세) 득점, 잉글랜드 국가대표 최연소(17세) 데뷔, 최연소 A매치 득점 기록을 세운 축구 신동이지만 월드컵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모양이다. A매치 경기에서 92경기 39골을 넣은 무시무시한 득점 기계도 2006년 독일 월드컵과 남아공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치더니, 15일 열린 이탈리아와의 첫 경기에서도 침묵해 월드컵 징크스를 높이 쌓아가고 있다.
▦ 한국 대표팀이 18일 러시아, 27일 벨기에 전에 흰색 상ㆍ하의를 입게 돼 유니폼 징크스를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한국팀의 월드컵 전적은 5승 8무 15패로, 상ㆍ하의 흰색 유니폼을 입고는 1무 3패다. 지난 10년 간 A매치 승률도 20%밖에 되지 않는다. 2002년 월드컵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대첩 때처럼 상의 흰색, 하의 빨간색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에게 흰색 상ㆍ하의 의미는 남다르다. 생초보 감독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딸 때의 색깔이다. 징크스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정진황 논설위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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