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전 되돌아와 조준 사격 유족들 "응급조치만 했어도"
강원 고성군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이 희생 장병을 확인 사살한 정황이 확인됐다.
25일 사고 희생자 유족들에 따르면 임 병장은 도주 하기 전 부상을 당한 병사에게 되돌아와 조준 사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대한(21) 일병의 아버지 최모씨는 “우리 아이가 (수류탄에 맞은 후) 꼼지락거리고 있으니까 총을 또 쐈다고 들었다”며 “흉악범처럼 확인 사살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인 21일 임 병장은 GOP 내 삼거리에서 수류탄을 투척한 뒤 K-2 소총으로 총격을 가해 3명을 사살했고, 소초(생활관)로 올라가 2명을 추가 사살했다. 최 일병은 근무 교대자로 삼거리에서 임 병장이 투척한 수류탄에 의해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긴 했으나 사망한 상태는 아니었다. 소초 공격을 마친 임 병장이 실탄 60여발을 소지하고 탈영하기 전 다시 최 일병에게 다가와 총격을 가했다는 게 군의 현장검증에 참여했던 유족들의 주장이다.
최씨는 “임 병장이 소초로 올라간 사이 누가 구조만 해줬어도 우리 아이는 충분히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군의 응급구조 체계에 불만을 드러냈다. 소초에서 목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진우찬 상병의 아버지도 “사고 의혹을 풀어주는 것도 좋지만 아들이 아무런 도움 없이 현장에서 외롭게 죽어갔을 생각을 하니 응급 조치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최종 조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예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군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나와 “전역을 3개월 앞둔 병장이 사고를 저질렀다면 군의 이면에 집단 따돌림이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말해 부대 내 왕따가 임 병장의 주요 범행 동기임을 인정했다.
희생 장병들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육군 제22보병사단장으로 엄수되며, 시신은 성남시립화장장에서 화장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기로 최종 확정됐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성남=이현주기자 memorybox@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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