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이틀간 실시된 7ㆍ30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평균 7.98%로 집계됐다. 지난해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재보선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여야 접전지로 관심을 모으는 전남 순천ㆍ곡성과 서울 동작을은 10%가 넘는 높은 투표율을 보여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 15곳에서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선거인 288만455명 중 22만9,986명이 투표에 참여해 평균 7.9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전투표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3년 4ㆍ24 재보선의 사전 투표율은 6.93%, 10ㆍ30 재보선의 투표율은 5.45%였다. 전국 단위 선거인 올해 6ㆍ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9%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여름 휴가철에 실시된 투표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를 웃도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맞붙는 전남 순천ㆍ곡성의 투표율이 13.23%로 가장 높았다. 사전투표 직전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서울 동작을이 13.22%의 투표율로 0.01%포인트차로 2위였다. 이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 복귀로 관심을 모으며 역대 재보선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ㆍ24 재보선 노원병(8.38%)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밖에 김포(9.69%)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9%) 대덕(8.45%) 수원정(8.34%)이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높은 투표율은 선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일단 고정표가 적은 추격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순천ㆍ곡성의 경우 야권 텃밭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서울 동작을의 경우 야권단일화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선전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간 사전 투표가 전체 투표율 자체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분산 효과만 유발한 측면이 있어 특별한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전 투표가 조직력에 좌우되는 면도 없지 않아 두 지역의 이례적인 높은 투표율이 여야의 조직력이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권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최종투표율의 분산효과가 컸던 만큼 이 자체로 유불리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호남에서 투표율이 높은 것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엔 청신호이긴 하지만, 세대별로 고르게 참여하기 때문에 야권에 꼭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해운대ㆍ기장갑이 3.89%로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고,권은희 새정치연합 후보가 출마한 광주 광산을 투표율도 5.42%로 저조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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