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한일 한미일 등 다양한 양자ㆍ다자회담이 열렸지만 위안부 문제나 북핵 문제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특히 이번 ARF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 등에 맞서 고려연방제 방안을 제시하면서 남북이 갈등을 빚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미일 외교장관과 3자회담을 가졌지만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외교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하며 일본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압박하고 있어 이번 한일ㆍ한미ㆍ미일 양자와 한미일 3자 등 연쇄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한미일 3자 회담에서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대북공조를 재확인하는 원론적인 수준을 논의하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양자회담에서도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일 간에는 여러 문제가 있고 쉬운 것도 없다”면서 “과거사 등에 대해 진정성 있는 자세를 실천적으로 보여주면 국민의 마음도 열리고 한일간 얽힌 실타래도 조금씩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무상은 “양국 간에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지만 양호한 일한(한일) 관계는 상호 간에 이익에 있다”고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9월 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 양자회담도 이번 ARF에서 성사되지 못했다. 리 외무상은 9일 네피도 MICC에서 열린 환영만찬 직전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윤 장관과 악수하며 간단한 인사말을 나눴을 뿐 별도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특히 리 외무상이 10일 열린 ARF 리트리트 세션(소인수 회의)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한 방법으로 ‘고려연방제’를 방안으로 제시하자. 윤 장관은 “그건 레토릭에 불과한 것으로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인도적 지원을 골자로 한 드레스덴 구상이 합리적”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ARF 기간 동안 캄보디아와 몽골 등과 양자회담을 벌였으나 한국과는 따로 자리를 잡지 않았다. ARF 회의장 주변에서는 “지난 7일 청와대에서 통일준비위원회 1차 회의가 열리면서 북한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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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도(미얀마)=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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