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호기관 의료활동 측면 지원
안보리 긴급회의 지원 촉구 결의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에볼라 사태가 국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군병력 파견 방침을 밝혔다. 사실상 ‘에볼라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창궐한 뒤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면서 상황이 점점 악화했다”며 “에볼라를 당장 퇴치하지 않으면 수십 만명이 감염되고, 세계 정치ㆍ경제ㆍ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에볼라와 싸우는 게 벅찬 일이지만, 의료계가 퇴치 방법을 알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고, 국제사회도 꾸물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는 에볼라 퇴치 지원책으로 서아프리카에 병력 3,000명을 파병하고,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합동군사지휘본부를 설치해 자국 및 국제 구호 기관의 지원 활동을 조정할 계획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파견된 병력은 에볼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게 아니라 세네갈과 라이베리아에 주둔하면서 군수ㆍ훈련ㆍ공병 지원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라이베리아에 병상 100개를 갖춘 치료시설 17곳을 신설하고 매주 현지 의료진 500명에게 에볼라 대응법을 교육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국제사회도 발벗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긴급회의를 열어 각국에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안보리가 공중보건 사안으로 회의를 여는 것은 2000년 에이즈 확산 방지 회의 이후 14년만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아프리카연합(AU)은 서아프리카에 의사ㆍ간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200명 규모의 의료팀을 보낼 예정이고, 쿠바와 중국도 시에라리온에 의사, 간호사, 전염병학자, 감염통제 전문가 등 각각 165명, 59명을 파견키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의료용 고무장갑 2,000만 켤레를 서아프리카 5개국에 보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6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서아프리카 5개국의 감염자(사망자)는 4,985명(2,461명)이다. 라이베리아가 2,407명(1,296명)으로 가장 많고, 시에라리온 1,620명(562명), 기니 936명(595명), 나이지리아 21명(8명), 세네갈 1명이다. 유엔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하려면 약 10억 달러(1조346억원)가 들 것으로 예측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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