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 "3주마다 2배로 늘어 서아프리카에 유엔 대표부 설립"
유엔은 18일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결의안에서 “서아프리카에서 사상 유례없이 퍼지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세계평화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의안은 이어 각국이 긴급 지원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야전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뿐 아니라 의료진, 의료품, 예방 및 치료 클리닉, 감염자 이송 설비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안보리가 의료ㆍ건강 관련해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0년과 2011년 에이즈 확산 방지 이후 세 번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에볼라 감염자가 3주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다”며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6개월 동안 1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유엔 대표부를 서아프리카에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서아프리카 5개국의 14일 현재 감염자는 5,357명, 사망자는 2,630명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한편 시에라리온 정부는 18일 자정부터 사흘간 전국에 걸쳐 ‘폐쇄명령’을 내리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이 기간 동안 의료전문가와 경찰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600만 시에라리온 국민들은 외출을 할 수 없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 3만여 자원봉사자들이 호별방문해 주민들에게 에볼라 대처법을 알려주고 비누 150만 개를 나누어 준다. 당국은 폐쇄 기간에 수백 건의 새로운 감염사례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니 남동부에서는 에볼라 관련 정보를 알리기 위해 파견된 정부 교육단이 주민들의 공격을 받아 최소 8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니 남동부 웜을 방문한 교육단을 지역 주민들이 공격해 의료진과 기자 등 9명을 납치했으며 이 중 8명이 사체로 발견됐다고 기니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의료 관계자 2명과 기자 3명을 포함한 8명이 마을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중 3명은 목이 베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기니에는 의료진이 사람들을 병원으로 유인해 장기를 적출하려고 에볼라를 고의로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퍼져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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