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한국 공수도 선수들은 누구도 웃지 않았다.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공수도 구미테(대련) 남자 85㎏급과 여자 50㎏급에서 각각 동메달을 차지한 장민수(24·충남엔투)와 장소영(25·울산진무)은 경기장을 나오면서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두 선수는 하나같이 "금메달을 따야 했는데…"라며 흐느낌을 멈추지 못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이야 어느 선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들에게는 특히 금메달 꿈이 각별하다.
전국체전에서도 치러지지 않는 철저한 비인기종목인 공수도를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기 때문이다.
장민수는 "대표팀에서 누구라도, 금메달 하나는 꼭 따고 싶어 이를 악물고 했다"면서 "훈련 과정에서 흘린 피땀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 같은 종목은 금메달이 절실한데 또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며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장소영도 "비인기종목이다 보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일본 무술이라며 폄하하고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공수도를 위해서 금메달을 따야 했는데…"라며 펑펑 울었다.
장소영은 "우리는 정식 종목이 아니라서 다른 종목 선수들처럼 태릉선수촌에서 맛있는 밥을 먹으며 운동하지 못한다"라며 "빌린 체육관에서 경기장 하나를 깔 공간도 나오지 않는 환경에서 훈련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장민수도 "전국체전에서도 치러지지 않는 종목이라 선수층이 얇아 1∼2경기만 치르고 대표가 되기도 한다"면서 "그만큼 선수로서의 위상도 약하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결국 염원하던 금메달을 손에 넣지 못한 채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종전 최고 성적(동메달 3개)을 뛰어넘어 동메달 4개를 획득하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국 공수도가 성장 중임을 증명했다.
장소영은 "예전보다 기량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2010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고, 최근에는 (세계공수도연맹에서 주관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심심찮게 금메달을 따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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