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지난 4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인천 방문에 따른 남북 고위급 접촉 성사와 2차 접촉 합의 발표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새누리당은 이번 접촉으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산가족 상봉과 5ㆍ24 조치 해제 검토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당부하면서 다소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남북관계 개선에 야당이 보다 적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남북대화 국면이 지속될 경우 정국 주도권은 당분간 정부와 여당이 쥐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북한 인사들의 방남이 일회적인 행사로 그치지 말고 상호신뢰와 교류협력, 나아가 통일로 나아가는데 있어 진심 어린 작은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우리 정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방문은 지난 2010년 5ㆍ24 조치 이후 강 대 강 대립으로 경색될 대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변곡점이 아닐 수 없다”면서 “우리 측도 일도양단 식 조치 해제는 아니더라도 5ㆍ24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전향적 신호를 북한에 줘야 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수용을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교류협력을 발전시켜 남북정상회담의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이산가족들의 소망에 답하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 등 구체적인 교류협력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정치권은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내달 초 사이 우리 정부가 원하는 시기에 2차 접촉 개최에 합의, 남북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틀을 마련했다는 점을 긍정 평가했다. 만일 2차 접촉에서 남북이 상호 진전된 입장을 확인한다면 그간 악화일로였던 남북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연말정국까지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국정감사 등 하반기 정국에서 세월호 진상조사와 담뱃값 및 주민세 인상 등 증세논란을 고리로 정부ㆍ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겠다는 야당의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남북관계는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대화의 성과들이 나타날 경우 정부가 남북이슈로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을 탈피하면서 당분간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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